성 베드로 축일

성 베드로 축일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어느덧 캐드펠 시리즈 4번째 책인 [성 베드로 축일]을 읽게 되었다. 이번 책은 시리즈 속 다른 어떤 소설들보다 더 스케일이 크고 많은 사건들이 발생된다. 평범한 장터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죽음과 절도와 같은 소소한 사건들. 누가 범인인지, 왜 이런 범죄가 발생하는지 모두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 이 와중에 수도원과 슈루즈베리 시에서는 장터에서의 수익을 두고 약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혈기왕성한 청년들은 직접 상인들과 담판을 뜨길 원한다. 그런데 이 갈등과 충돌이 채 마무리가 되기도 전에 일어나는 한 존재감 있는 상인의 죽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성 베드로 축일을 맞이하여 지금으로 치면 시골 5일장 같은 장이 서게 된다. 각지에서 다양한 물품을 파는 상인들이 슈루즈베리시로 몰려온다. 수도원에서 조직한 행사라 당연히 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관련된 세금은 모두 수도원이 가져가게 된다. 그러나 얼마 전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에 벌어진 내전 탓으로 시의 주요 건물들이 많이 파괴된 터라 시에서는 수익을 나눠 갖길 원했다. 시장을 비롯한 사람들은 새로 부임한 라둘푸스 수도원장을 찾아와서 건의를 하지만 엄격하고 원칙주의자인 수도원장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분노한 젊은이들이 장터로 몰려와 시위를 하던 가운데, 리더 격이던 필립 코비저가 브리스틀에서 온 토마스라는 상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가 그에게 지팡이로 호되게 두드려 맞고 기절을 한다. 이것을 계기로 상인들과 청년들 사이에 한바탕 난투극이 벌어지게 되고 이 일로 필립은 감옥에 끌려간다. 그런데 이 싸움을 계기로 주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싸움을 말리려던 토마스의 아름다운 조카딸 에마가 등장하고 필립은 눈부신 그녀에게 반하고 난투극 때문에 넘어지던 에마를 살포시 받아준 영웅 같은 인물 이보 코르비에르가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그날 밤 실종되었던 토마스는 다음 날 강에서 알몸으로 익사한 채 발견되고 에마가 놀라움과 슬픔을 채 극복하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들의 배를 뒤진 흔적이 발견된다. 그리고 이후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 토마스의 가판대에 강도가 들어와 금고를 털어갔고, 장갑을 팔던 어떤 상인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토마스의 관이 안치된 수도원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서 관을 뒤진 흔적까지.... 성 베드로 축일을 맞아 열린 이 축제 같은 장터에서 왜 이렇게 끔찍한 범죄가 연속으로 발생된 걸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는 역사 추리 소설이기 때문에 당시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왕권 찬탈 등으로 어지러웠던 슈루즈베리 지역의 사정과 내전 이후 여러 분파로 나누어진 영국의 사정까지... 특히 이 4번째 소설 [성 베드로 축일]에서는 정치적 음모와 힘겨루기 등이 등장하므로 좀 더 흥미진진하다. 이번 편에서는 휴 베링어의 아내 얼라인이 에마를 돌보면서 그녀에게 사건과 관계되는 어떤 실마리를 캐낼 수 없을까 살펴보지만 에마는 시종일관 입을 다물고 있다. 약간 비밀스러운 인물이랄까? 그뿐 아니라 아름다운 에마이기에 그녀 주위를 맴도는 남자들이 많다. 하인 로저 도드와 외숙과 싸웠던 필립 그리고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이보까지.. 하지만 과연 진정한 에마의 사랑은 누구일까? 지금까지 읽은 다른 에피소드보다 좀 더 비밀스럽고 스케일도 크고 심장이 쫄깃한 긴장감까지 몰아친 4편 [성 베드로 축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