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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유튜버
하마구치 린타로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평점 :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그만두고
오늘부터 유튜버
아마도 오키나와 근처에 있는 듯한, 작지만 아름다운 미야코 섬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아빠 유고와 나이에 비해서 야무지고 성숙한 열두 살짜리 딸 우미카가 있다. 그럭저럭 게스트하우스를 꾸려가고 있긴 하나, 아빠 유고가 그다지 경제적 개념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장래에 미대를 가고 싶어 하는 우미카는 과연 아빠가 자신의 미대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스마트폰이 없는 우미카는 친구들을 통해서 유튜브와 히카링이라는 유명 유튜버의 존재를 알게 된다. 개미핥기를 들여온다는 둥, 개를 변장시켜서 판다를 만든다는 둥, 게스트하우스 유이마루를 좀 더 홍보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아빠 유고씨는 일본에서 제일가는 유튜버 히카링의 연봉이 10억 엔이 넘는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당장 유튜버가 되겠다고 선언하게 된다.
유고 TV 개국을 선언하면서, 어딘가 촌스럽지만 화려한 파란색 슈트를 입고 영상을 찍게 된 아빠 유고씨. 미야코섬의 사투리를 잔뜩 실어서 자기소개 영상을 찍는다. 우미카와 게스트하우스 스텝인 겐키는 아빠를 돕기 위해서 우미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넣은 전단지를 길거리에 뿌리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드디어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하게 된 날, 히카링 영상의 조회 수가 200만 회 정도라는 걸 알게 된 아빠는 적어도 10만 회는 될 거라고 의기양양하지만, 웬걸 조회수는 고작 5에 그쳤고 사람들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노력하는데....
과연 아빠 유고는 유튜버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소설 [아빠는 유튜버]는 소설은 12년 전 과거 도쿄로 상경해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자카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던 유고씨의 젊은 날의 모습과 현재 게스트하우스 사장에서 유튜버로 전직을 꿈꾸는 유고 씨의 현재 모습을 교차시켜가면서 보여준다. 중간까지 읽은 독자들은 아마 이 2가지가 궁금해질 것이다. 유고씨는 왜 끝까지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추구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당시 그가 쫓아다니던 화려한 여인 사나에씨가 어떤 사연으로 우미카를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지.
그런데 [아빠는 유튜버]를 끝까지 읽다 보면 그 점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풀리게 된다. 이야기의 결말 부분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냥 좌충우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빠 유고와 그런 아빠를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사랑하는 딸 이야기이겠거니 하면 오산이다. 아주 코끝을 시큰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사연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속없고 아주 제멋대로 살아가는 가벼운 남자 유고씨 인줄 알았는데, 사람에 대한 의리와 책임을 뼛속 깊이 새기고 살아가는 진지한 남자였던 것.
이 책 [아빠는 유튜버]를 읽으면 당장 미야코 섬으로 날아가고 싶을 것이다. 에메랄드그린 색 바다가 펼쳐지고 흰모래사장을 걷다 보면 그림 삼매경에 빠진 열두 살 소녀 우미카가 있다. 야자나무와 카약 그리고 흔들거리는 해먹이 있는 오래된 게스트하우스에는 여자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잘생긴 스태프 겐지가 있고, 유미카를 마치 자신의 딸처럼 보살펴주는 친절한 이웃들이 있다. 오랜만에 읽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설 [아빠는 유튜버]를 힐링 소설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