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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맨션 - 수천조의 우주 시장을 선점한 천재 너드들의 저택
애슐리 반스 지음, 조용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평점 :
인류는 역사의 초기부터 별과 행성을 연구해왔고 우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품어왔다. 실제로 냉전 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 경쟁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 착륙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로 우주 정복에 대한 인류의 열망이 좀 식었나 싶었는데, 얼마 전부터 광기어린 천재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라는 회사를 세우고 화성에 인류의 기지를 세운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소식을 들었다. 과연 그 일이 가능할까? 개인적으로는 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던 차에 이 책 [레인보우 맨션]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우주로 나아가는 일이 반드시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레인보우 맨션]을 쓴 작가 애슐리 반스는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지의 과학 기술 작가라고 한다. 그는 무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실리콘 벨리의 기술 산업을 취재하는데 보냈다고 하니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최근에 그는 주로 로켓 과학이나 우주 산업 시대가 도래하는 현장을 테마로 취재를 해왔다고 한다. 이 책 [레인보우 맨션]은 저자가 무려 4개 대륙에서 5년간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주요 인물들을 인터뷰하는데만 수백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일종의 다큐멘터리이지만 책 속 등장 인물들이 굉장히 괴짜이고 개혁가이기에 굉장히 독특한 삶의 궤적을 선보인다. 진짜 소설처럼 재미있는 실화였다.
사실 [레인보우 맨션]은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가올 우주 개척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들과 그 인재들이 모여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상징하는 곳이 바로 [레인보우 맨션]이라고 보면 되겠다. 책에는 피트 워든부터 시작해서 윌 마셜, 크리스 켐프, 피터 벡 등등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세세하게 소개된다. 그런데 모든 일은 육군 대령 출신인 피트 워든에서부터 시작된다. 조직에 충성하는 군 출신이지만 굉장히 개혁가적인 기질이 있었던 피트 워든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나사에 종착하게 된다. 그런데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관료적 집단으로 전락해버린 나사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개혁적 마인드를 갖추고 있던 피트 워든은 거대한 일을 해낸다. 그는 에임스 연구소를 우주 비행센터로 만들어 소형 위성을 만들 계획을 세운 뒤, 그동안 나사의 업무 관행을 혁신하고 잘못된 프로그램을 바로잡고 조직을 간소화한다.
그런 피트 워든이 에임연구소로 불러들인 사람이 바로 크리스 켐프, 윌 마셜 그리고 로비 싱글러와 같은, 우주를 꿈꾸는 엔지니어들이었다. 이들은 나중에 플래닛랩스와 아스트라를 창립하게 되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실리콘 벨리로 모여든 다른 피트키드들과 함께 살기 위해 마련한 집이 바로 레인보우 맨션이다. 한창 때는 나사 직원, 애플, 구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레인보우 맨션에서 늘 함께 살았고, 따라서 이 레인보우 맨션이 바로 엔지니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실리콘벨리로 모여드는 현상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원시 시대에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던 부족들 마냥 함께 먹고 토론하면서 우주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이런 환경에서 로켓이라던가 스마트폰 정도 크기의 위성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아이디어가 샘솟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실리콘벨리 출신의 엔지니어들 뿐 아니라 뉴질랜드 출신의 괴짜 로켓 과학자인 피터 벡이라는 인물에게도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록 대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로켓에 관심이 많아서 로켓 자전거 등을 발명하다가 결국엔 로켓 회사를 세우는데 성공한 사람이 바로 피터 벡이다. 이 사람은 끊임없는 재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투자자를 알아본 끝에 일렉트론이라는 소형 로켓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로켓을 만드는데 성공하더라도 발사 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벡이 만든 소형 로켓은 여러 번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한다. 책 [레인보우 맨션]은 이렇듯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진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책인데, 그들이 어떻게 소형 위성을 만들어내고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지의 과정이 그야말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 책은 특히 앞으로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꾸는 학생들이나 이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책이다. 읽는 동안 계속 우주 정복의 꿈을 생생하게 꾸게 해준 책 [레인보우 맨션]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