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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탐정단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6월
평점 :
뱀파이어라고 하면 한때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영화 트와일라이트 시리즈가 생각난다. 전학 온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힘들어하던 여주인공을 눈여겨보던 하얀 얼굴의 미남자 뱀파이어. 영생을 얻고 각종 능력으로 인간계를 벌벌 떨게 하는 강력한 존재인 뱀파이어, 그런데 이 서양에서 온 존재를 한국 소설에서 어떻게 녹여낼지가 궁금했다. 그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암 치료를 받다가 뱀파이어가 된다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저자 본인이 암 선고를 받고 항암 치료를 견뎌내어야 했기에 그러한 경험이 소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도 궁금했다.
주인공 다인은 26세의 젊은 경찰이다. 그런데 그렇게 젊은 나이에 유방암 선고를 받게 되는 다인. 병가를 내고 항암 치료에 전념하게 되면서 우연히 존 듀이 암 케어 병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는 그녀. 그곳에서 4기 이상의 암 판정을 받은 젊은 사람들을 뽑아서 신약 시험을 진행한다는 이야기에 다인은 덜컥 지원을 하게 된다. 산속에 있는 병원으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다인은 같은 나이의 암 환자인 세경과 주미를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녀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친구가 된다.
각종 검사 -피 검사, 소변 검사 그리고 MRI 와 CT 검사 등등 - 을 거치게 되는 삼총사. 이 과정들은 존 듀이 병원만의 특화된 의료기계 캔서 제로에 들어가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필수적 검사였다. 그런데 이 병원에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우선 병원장인 존 듀이는 눈처럼 하얀 피부에 싸늘한 태도를 가진 남자이다. 그리고 다인은 잠을 자다가 2번이나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꿈을 꾸는데, 그때마다 마치 영웅처럼 나타난 존 듀이가 그녀를 구해준다.
수술을 거친 뒤 캔서 제로 기계를 통해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를 받게 된 다인과 세경 그리고 주미. 그들은 병원장인 존 듀이로부터 그들의 암세포가 사멸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한다. 그러나 왠지 치료를 받고 나서 비린 음식이 당기고 고기가 미칠 듯이 먹고 싶어진 그들. 알고 보니 존 듀이는 뱀파이어였고 그녀들은 존 듀이가 가진 뱀파이어 유전자에 의해서 암세포가 치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존 듀이의 말에 따르면 다시 암세포를 주입하게 되면 뱀파이어 유전자를 없앨 수 있지만, 그러면 다시 시한부 인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
다인, 세경 그리고 주미가 존 듀이 암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뱀파이어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변종 뱀파이어인 하이브리드 종족들과 인육을 탐하는 요괴 다키니가 각종 범죄로 인간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 이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자들은 비슷한 능력치, 혹은 더 뛰어난 능력치를 가진 뱀파이어 탐정단이 아닐까?! 다인은 존 듀이로부터 그가 천년을 살아왔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인간의 암세포를 통해서 죽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뱀파이어 종족들은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물질로 각종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 인간을 납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을 살육해서 자신들이 최상위 포식자가 될 꿈을 꾸고 있다는 세포 돌연변이 뱀파이어... 그렇다면 최근 발생한 여러 가지 살인 사건들을 저지른 존재들이 바로 이들? 과연 뱀파이어 탐정단은 거대한 종족에 맞서서 인간을 구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했던 것과 약간 이야기 흐름이 달랐지만 마치 예전 영화 "미녀 삼총사"를 보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다키니나 하이브리드 같은 새로운 빌런들의 등장이 흥미로웠다. 뱀파이어 시리즈 같은 판타지물이 자리 잡기 어려운 한국 출판계에 신선한 도전이 아닌가 싶다. 항암 치료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작가님이 어쩌면 병마와 싸우는 자신의 이미지를 이 "뱀파이어 탐정단"에 대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암 말기를 선고받았다가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나 인류를 위해 싸우는 미녀들의 활약을 그린 소설 [뱀파이어 탐정단]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