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 - 3분 응시, 15분 기록
즐거운예감 아트코치 16인 지음 / 플로베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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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을 응시하며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예술로 삶의 의미를 찾고 내면을 치유한다

일터에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이상하게 그림에 미친 듯이 끌려서 특히 서양 회화를 해석해 주는 책들을 많이 구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따뜻하고 밝고 맑은 그림보다는 기괴하고 무섭고 ( 아, 그래서 구입했던 책들이 나카노 교코의 무서운 그림 시리즈였다 ) 뭔가 소름 끼치는 그림을 보면서 삶의 괴로움을 잊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이상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책 [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는 그림을 해석하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음의 치유를 이끌어내는 책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은 즐거운 예감 아트 코치 16인인데, 모두 "예술 교육 리더 과정"이라는 예술 교육자 양성 과정을 통과한 분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이끌어내는 각 그림에 대한 감상은 매우 지적이고 풍부하다. 각 그림이 전달하는 느낌과 본인이 삶에서 겪은 경험들을 연결해서 이끌어내는 그림 소개가 진짜 맛깔난다. 마치 도슨트가 따라다니며 그림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이해가 잘 되어서 글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에 그림에 대한 해석이 엄청 달라지는 걸 느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글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에 대한 것이었다. 글쓴이 김승호 씨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후 밖으로 나돌며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아버지 때문에 일찍부터 진한 외로움을 느끼며 살았다고 한다. 외로움이 우울증이 되어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는 저자. 그림 속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는 남자가 꼭 자신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슬픔은 슬픔으로 치유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깊은 절망감을 느끼는 듯한 그림 속 주인공을 보며 오히려 큰 위안을 얻었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큰 공감을 했다.

“두렵고 고통스러운 삶, 아무렇지 않은 듯 나를 기만하며 살았던 기나긴 시간, 나의 내면에는 그림 속 남자의 모습이 각인되어 있다. 목소리가 소거된 듯한 이 남자의 외침은 나를 멈춰 세우고 위로한다. 그림 속 인간의 모습은 살면서 겪는 고통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듯하다.”

책 [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는 성찰, 열정, 시련 등등의 주제에 따른 그림이 소개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각각의 장에 내 마음에 들어오는 그림들이 있다. [열정]이라는 주제에서는 화가 최영미 씨의 작품 [또 하나의 세계]가 눈에 들어온다. 작가 박은미 씨는 젊은 시절 스윙댄스에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세계]에 그려진 선 굵은 사람들도 거리를 지켜가며 신나게 몸을 흔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련]에서는 화가 윌리엄 터너의 [눈보라:항구를 나서는 증기선]이라는 그림이 소개된다. 거친 눈보라를 뚫고 나아가는 증기선의 이미지는 인생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갖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림도 너무 아름답지만 그림과 함께 쓰인 글들이 마치 보석처럼 다가온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통찰력으로 가득 찬 글들을 읽고 있자니 주말에는 가까운 미술관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는 그림을 볼 때 전체적인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에만 주목했는데, 세부적인 부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해주고 해석해 주는 분들의 글을 읽고 있으니 그림을 감상하는 새로운 눈이 생긴 느낌이다. 그림을 감상하며 느끼는 감동으로 삶에서 느끼는 고통이나 슬픔도 치유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작가들의 글을 보니 나에게도 큰 깨달음이 찾아오는 것 같다. 재미와 감동을 듬뿍 느끼게 해준 책 [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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