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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당신이 신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
천사에서 신 후보생이 된 미카엘 팽송.
그를 비롯한 144명의 후보생들은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다.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몇몇 후보생들은 의문의 공격으로 죽어 가고,
미카엘 일행은 아에덴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한밤의 탐험을 시작하는데....
무려 3개의 책으로 이루어진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일생의 역작 "신"을 읽게 되었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과학, 철학, 그리고 종교 등등 각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어마어마한 지식의 풍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을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당시 영계 탐험과 수호신 역할을 담당했던 미카엘 팽송이 이 책 "신"에서는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혼으로 맴돌았던 그는 이제 진정한 신이 되기 위해 훈련 단계를 거치는 신 후보생으로 등장하게 된 것.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쓰는 책들의 주제는 결국 "인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책은 그 인류와 신의 관계 그리고 우주의 탄생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하겠다. 과학, 의학 그리고 이제는 역사와 종교 등의 소재를 이용하여 주제를 좀 더 깊고 넓게 파고들며 인류의 삶과 운명을 보여주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 시리즈 중 제1부 [우리는 신]에서 미카엘 팽송은 어떤 섬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이전에는 영혼의 모습이었지만 이제 다시 인간의 육체를 가지게 된다. 이 섬에는 미카엘 뿐 만 아니라 생전에 업적을 남긴 사람들 - 유명 배우 마릴린 먼로, 화가 반 고흐 등등 - 도 신의 후보생으로 등장하게 된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섬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등장한다. 태초의 신인 가이아나 크로노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지구를 떠받치는 아틀라스 등등 많은 신들이 등장하면서 교수가 되어 후보생들을 가르친다. 수업의 내용은 Y 게임과 긴밀한 관계가 있고, 후보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18호 지구 생성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그들은 18호 지구에 속한 각 부족을 맡아서 그들의 운명을 관찰함과 동시에 계시를 내리는 일까지 맡게 된다.
게임에서 승리한 자는 월계관을, 패배한 자는 제적당하게 되는 규칙.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뛰어난 성적의 후보생을 죽이는 살신자가 있다는 사실. 이 책은 "인류 운명 보고서"와 같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책인데 서스펜스를 부여하는 부분이 바로 "살신자"이다. 신은 불멸이겠지만 후보생들은 아직 죽을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이 대목에서 갑자기 질량 보존의 법칙이 등장한다. 아에덴섬에 거주하는 모든 괴물들 (사이렌, 거룹, 켄타우로스 등등)은 사실 후보생이 죽은 후 다시 태어난 존재였던 것! 낮에는 이렇듯 게임에 참여하며 18호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미카엘 무리들.. 그러나 저녁에는 접근 금지령이 내려진 산의 위쪽 부분을 탐사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데.... 과연 산꼭대기에는 뭐가 있을까?
책을 읽으며 흥미로운 포인트가 굉장히 많다는 걸 느꼈다. 마치 온라인 게임같이 표현되었으나 결국 인간의 운명에 신들도 개입을 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18호 지구인 걸까? 이쯤에서 내 머릿속에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평행우주론이나 고대사회 외계인 방문설 같은 허무맹랑한 이론들.. 나는 지구에 있던 문명들이 흥망성쇠를 되풀이해왔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혹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도 혹시 그런 음모이론을 믿는 쪽일까? 발전된 문명을 갖췄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아틀란티스 문명 등등도 떠올랐다.
이 책에는 미카엘의 스승님인 에드몽 웰스가 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이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정보 전달 및 약간의 복선을 제공하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전생에 미카엘이 수호천사로 보호했던 3명의 현생이 TV로 등장하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이 중에서 특히 한국계 일본인으로 설정된 은비가 조금씩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고 정체성을 발견하는 내용이 좀 감동적이었다. 작가가 한국을 좋아한다는 게 여기서 드러나는 듯. " 내가 만약에 신이 된다면 "이라는 시나리오를 굉장히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책 "신". 1부는 모든 것이 시작된 지점이라 재미있었는데, 과연 2부에서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 것인가?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