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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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린 사랑하면 안 되는데요?

다가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었던, 금지된 사랑의 끝!

33년 전 실종된 놀라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시 현재형이 된다.

아, 이게 과연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인 것인가?

아니면 매우 잘 짜인, 엄청난 반전의 추리 소설인 것인가?

어쩌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정말 절묘하게 잘 담아낸 책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읽었을 때, 수십 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며, 마치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사건을 몰입감 있게 풀어낸 조엘 디케르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은 정말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적은 글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2권을 읽는 동안, 1권에서 던져진 떡밥들이 고스란히 회수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 정교하고 꼼꼼하게 플롯을 짰다 싶어 그저 감탄만 나왔다.

한 번의 히트작으로 어마어마한 명성을 얻게 된 젊은 소설가 " 마커스 골드먼 " 그러나

그는 그 성공에 압도된 나머지 다른 소설을 위한 글을 전혀 쓸 수 없는 "백지 공포증"에 걸리게 된다. ( 이 대목에서 왠지 작가 조엘 디케르 자신의 경험이 투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그는 대학교 시절, 건방지고 교만하기 짝이 없던 풋내기 작가였던 자신을 바로잡아 준, 인생의 은인이라고 할 만한 은사 해리 쿼버트 교수에게 찾아간다.

그는 젊은 시절 그랬던 것처럼 해리 쿼버트 교수와 복싱 연습도 하고 글쓰기에 대한

충고도 들으면서 조금씩 자신의 증상을 치유하게 되지만, 해리 쿼버트에게 어마어마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그들이 누리던 평화가 끝이 난다. 바로 해리의 집 정원에서

유골 하나가 발견된 것. 곧이어 그 유골이 1975년 실종되었던 놀라라는 15세 소녀인 것으로 밝혀졌고, 유골과 함께 발견된 원고가 바로 해리가 쓴 소설인 것으로 밝혀지며

놀라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는 해리. 범죄 사건 하나 없던 작고 조용한 소도시인 오로라 주민들은 이 끔찍한 사건에 경악하며 모두들 해리 쿼버트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데....

해리 쿼버트 사건은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2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몰입감과 흡인력이 매우 뛰어나서 진짜 게눈 감추듯 책을 읽었다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휴가 왔다가 우연히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주인공 마커스 골드만은 특유의 추리력과 집요함을 발휘하면서 사건 해결에 나선다. 은사이자 친구였던 해리가 사건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한 마커스는 그를 위해서 수사에 나선 것인데, 사실 마커스의 다음 책 발간을 무지하게 기다리고 있던 출판사는 이 사건 야말로 히트작이 될 거라는 냄새를 맡게 된다.

1권은 해리의 정원에서 놀라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오로라에서 벌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과 감옥에 수감되었던 해리에게서 33년 놀라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듣는 마커스 골드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곤란에 빠진 스승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제자 마커스 골드먼이 발에 땀이 나도록 탐문 조사하는 현재의 시간 틈틈이 해리가 어떻게

놀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멜로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는 놀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 [악의 기원]으로 단번에 유명세를 얻게 되었지만 사실 그 누구도 그가 15세 소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1권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지점이 굉장히 많았다. 우선 30살이 훌쩍 넘은 성인 남자가 15세 소녀와 사랑에 빠진 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이 아닌가? 운명적 사랑을 하게 만든 요소의 근거가 좀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기다리면 보상이 주어지나니...

2권에서 드디어 사건의 열쇠라고 할 만한 게 모습을 드러내고 진짜 살인자가 밝혀지면서 해리가 풀려나게 된다. 이로써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고 마커스 골드먼은 해리와 오로라 주민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상을 담은 책을 펴내게 된다.

그러나 진짜 어마어마한 반전이, 진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500페이지가 넘는 책 2권이 다소 압도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진짜 "백미" 니까.

수십 년간 땅 속에 묻혀져 있던 유골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누군가가 감추고 있던 추악한 비밀이 함께 드러난다.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독자들은 어마어마한 반전 때문에

아마도 입을 못 다물 것이라고 본다.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반전!! 그 얼얼한 느낌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하다. 약간 길다 싶은 대목을 지나고 나면 마치 태풍이 몰아치듯

엄청한 속도감으로 독자들을 전율에 빠뜨릴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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