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판사, 법무부 심의관, 국제 전범재판소 연구관 등을 지낸 <알쓸범잡>의 만늠 법조인 정재민, 대한민국 범죄를 본격 해부하다."

내가 범죄 미스터리물을 좋아하고 범죄 관련 팟캐스트를 듣는 이유는, 마치 어려운 퍼즐이나 퀴즈를 풀 듯 누가? 왜?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밝히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파 미스터리를 읽다 보면 특정 범죄를 양산하게 만든 사회적 문제가 보일 때도 있다. 그런 책들은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를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작가 정재민 님이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문장에서 알 수 있듯,

" 사회가 하나의 몸이라면, 사회 문제들은 범죄라는 상처로 드러난다. 범죄는 우리 사회가 건강한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작가 소개 글에서 본 작가의 얼굴이 꽤 낯이 익었다. 인기 프로그램인 <알쓸범잡>에서 봤던 법률가 정재민 님이었다. 법률가 느낌보다는 동네 빵집 사장님 같은 귀엽고 훈훈한 외모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자칫하면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범죄, 법 관련 이야기들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풀어놓고 있다. 특히 수년간 판사를 하셔서인지 실제 범죄나 범죄 관련 영화 소설 등을 사례로 많이 들어서 설명해서인지 책 내용이 다채롭고 풍부하다고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범죄 잡학 사전 같은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범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는데, 주로 범죄의 원인과 예방 부분에 할애를 많이 하는 듯하여 인상 깊었다. 내가 특히 재미있게 읽은 장이 1장 : 과학 수사는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와 4장 : 범죄의 원인은 무엇인가?였다.

1장: 과학 수사는 어디까지 발전했는가?에서 정재민 작가는 그 유명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예로 들어서 설명한다. 이 사건 때문에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사건 관계자들은 수십 년간 범죄자를 찾지 못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은 이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정재민 작가는 이 영화를 예로 들면서 과학 수사 기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소위 형사의 촉 ( 다른 말로 협박, 폭행 ) 만으로 많은 사건이 해결되었음을 은근 시사하고 있다. 그로 인해서 안타깝게 범죄자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윤성여 씨 같은 사람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4장 : 범죄의 원인은 무엇인가?에서는 유전학, 심리학 그리고 사회학을 기반으로 하는 범죄 원인에 대한 내용이 펼쳐진다. 인상 깊었던 사례가 바로 소말리아의 해적들 이야기인데, 권력자들 사이의 오랜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어버린 소말리아. 혼란을 틈타 다른 나라들이 어자원을 싹쓸이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말리아 어부들이 자경단을 꾸린 게 해적의 시초가 되었고, 이 나라 여자들의 1등 신랑감이 바로 해적이라는 말에 씁쓸함을 느꼈다. 역시 복잡한 사회 문제가 범죄를 낳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 나오나 했는데, 우리나라 전세 사기 문제도 언급되고 있다. 내 생각에 이 범죄는 수사나 처벌이 중요하기보다는 범죄가 아예 발생할 수 없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작가가 법무부에서 일했던 시절에 관련 법안을 만들어서 현재법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한다. ( 그런데 왜 사기 사건은 끝이 없을까요? )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 감명 깊게 봤던 영화 [쇼생크 탈출]과 굉장히 의문이었던 사건 [O.J. 심프슨 사건]이 주제에 맞게 적절하게 추가되어서 좋았다. 각각의 예를 통해서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가두는 것뿐 아니라 그들이 사회에 돌아왔을 때 어떻게 적응을 할 수 있는지 관련 제도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과 사건 관계자들, 즉 경찰이나 검찰에 의해 사건 자체가 조작이 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엉뚱한 사람이 범죄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범죄와 관련된 여러 사안들 ( 수사 방법, 발생 원인, 범죄자 인권 문제 등등 ) 을 아주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분석하고 설명하고 있는 알찬 내용의 책인 <범죄 사회> 평소에 이런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