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밀리미터의 싸움 - 세계적 신경외과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
페터 바이코치 지음, 배진아 옮김, 정연구 감수 / 흐름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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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흔히 신경외과 의사가 이루어낸 일을 가리켜 기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수술에서 진정한 영웅은 바로 환자들이다."

책을 쓴 페터 바이코치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신경외과 전문의이다. 그는 이 책 " 1 밀리미터의 싸움 " 을 통해서 뇌 신경에 관련된 굉장히 까다로운 수술이나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의학 중에서도 뇌 신경이라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책 속에는 내가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이 상당히 많았다. 좀 어렵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환자들이 발병한 사례나 주인공의 일상에 대한 부분도 꽤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약간의 실수로도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수술을 집도하는 부분에서는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도 더 긴장감이 느껴졌다.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고 가는 사람들인 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바로 1밀리미터의 싸움이 그러했다.

책 속에는 저자가 의료 활동을 하는 동안 마주치게 된 많은 환자들의 사례가 나온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앞으로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더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뇌 신경과 관련된 질환은 뇌출혈이나 뇌졸중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질병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이 책에 소개된 32세의 마리 길베르트라는 환자는 뇌출혈을 앓게 되었는데, 그 병의 원인은 바로 동정맥 기형이라는 것이었다. 동정맥 기형을 앓게 되면 혈관이 매우 취약해져서 파열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녀의 경우에는 색전술이라는 수술법을 시행하면 되지만 문제는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인해서 마비나 언어 능력 상실이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서 당연한 소리겠지만 수술이라는 게 이렇게 까다롭고 잘못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인지 예전에는 몰랐다. 더군다나 많은 신경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뇌 수술이니만큼 신경외과 의사들에게는 0.000001%의 실수로 용납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주인공은 수술을 망망대해에서 낚시를 하던 중 만나게 된 거대한 물고기와의 싸움에 비유했다. 물고기를 물 밖으로 거의 다 끌어냈다고 생각한 순간, 즉 수술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물고기는 저항하면서 물 안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말하자면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갑작스러운 사고가 수술 중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을 끝낸다 하더라도 성공 여부는 날짜가 지나야 알 수 있다니, 외과 의사의 삶은 어쩌면 매일매일이 벼랑 끝에 선 기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력 22년 차의 베테랑 조종사인 마크 웨스트라는 환자는 뇌 수막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서 청각이 완전히 상실될 수도 있을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샤를로테라는 환자는 전두엽까지 퍼져나간 종양 때문에 일상에서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버린다. 그녀는 수술에 성공하지만 후각을 완전히 상실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흥미진진한 여러 사례들이 있었으나 뭐니 뭐니 해도 64세 율리아 작스라는 환자의 사례가 정말 흥미로웠다. 미만성 성상세포종이라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종양이 언어 능력과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있어서 굉장히 위험했다. 그녀는 " 각성 수술 "이라는 것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환자가 수술 내내 깨어있으면서 수술이 자신의 언어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 내가 만약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그런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

저자 페터 바이코치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는 사례들은 단지 흥미진진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군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의사이기에, 치열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모습에서 대단히 감동을 느꼈다. 가까운 사람들 중 의사들이 좀 있어서 그들의 삶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 페터 바이코치와 같은 신경외과 의사들의 하루하루는 외줄 타기가 아닌가? 싶을 만큼 힘들어 보였다. 특히 뇌신경 관련 질환 수술은 웬만한 사명감이 아니면 해내기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 [1밀리미터의 싸움]은 대단히 전문적인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의료 활동을 벌이는 동안 만난 많은 환자들의 다양한 질환과 대처 사례들을 담고 있고 나날이 발전해가는 의료 상황과 의술 등을 볼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오늘도 싸우고 있는 수많은 영웅들에게 감사하게 만든 감동적인 책이었던 [1밀리미터의 싸움]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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