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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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은 내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이 책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의 지은이는 NASA의 "프시케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인 린디 엘킨 스텐턴이다. 그녀는 내가 책을 읽기 전 상상했던 이상적인 과학자의 모습을 그대로 가진 사람이었다. 책의 부제가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인데, 부제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과학계와 학계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딛고 전문 분야를 꾸준하게 탐구한, 굉장히 심지가 굳고 열정적인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할까?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역시 과학계에서 그녀가 이룬 성취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구라는 행성의 탄생과 진화 등을 알아내기 위해서 다각도로 연구와 조사를 거듭한 그녀의 노력에 감탄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범람 현무암을 연구하기 위해서 시베리아까지 건너가서 연구, 조사했던 경험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당시 미국의 과학계에서도 여성에 대한 암묵적인 차별과 편견 때문에 힘들었는데, 러시아에 있을 때는 아예 연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무릎이 안 좋았는데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가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사람들이 진정한 과학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이라서 과학이라는 전문 분야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이 소개되어 좋았던 것 같다. 어릴 적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게서 느꼈던 거리감, 승마를 하면서 말에게 느꼈던 우정, 그리고 사랑했던 오빠 톰을 비극적인 사고로 잃었던 경험 등등 현재의 그녀를 만들게 한 여러 추억들이 공유된다. 그런데 어떤 자료든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하는 과학자라 그런지 과거의 경험이나 추억들이 다소 덤덤하게 표현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릴 적 겪었던 성폭행이나 젊은 시절 그녀를 괴롭게 했던 우울증 등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어졌다면 더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도 든다. 린디 엘킨스탠턴이라는 과학자가 외부 세계에서 이룬 성취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부분과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되었다면 그녀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제목인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과 선뜻 이어지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다. 어린 시절 즐겨 했던 승마와 부모님과의 거리감 그리고 젊은 시절 실패한 결혼 생활이 "과학자의 초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전체 맥락과 어떻게 연결될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가 가진 과학자로서의 잠재 능력이 폭발하는 느낌이 든다. 그녀가 젊은 시절, 과학계는 남성에 의해 독점되는 편이었고 잘나가는 여성에 대한 시기, 질투, 음모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에서의 어려움과 과학계에서 여성으로서의 어려움 등을 모두 극복하고 단단히 뿌리를 내린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지식이라는 좁은 우물에만 갇혀있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현실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가는, 진정한 리더를 본 느낌이었다. 사실 전문 용어도 많이 등장하고 해서 결코 읽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영감을 불어넣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힘든 와중에도 자신의 전문 분야를 씩씩하게 개척해 나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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