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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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업계에 만연한 담합과 하청업체 갑질

고객을 울리는 호텔 웨딩 카르텔을 응징하라!

모든 이들의 축복을 받고 마냥 행복해야 할 결혼식. 그러나 아직도 결혼식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서 커플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웨딩업계의 담합으로 인해 결혼식 비용이 올라가고 커플들이 고스란히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 소설 [공정의 파수꾼]은 일본의 한 특정 지역에 만연한 웨딩업계의 카르텔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많은 부담을 지울 뿐 아니라 하청업체에 대한 무지막지한 갑질까지... 공정과 상식이 주된 가치가 되어야 할 사회와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무리들을 향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들이 드디어 칼을 뽑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시로쿠마는 아직 초보 심사관이다. 그녀는 얼마 전에 자신이 맡았던 한 조사에서 건설사와의 담합을 속 시원하게 밝혔던 시청 직원 도요시마가 자살을 하는 바람에 현재 굉장히 괴로운 상태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로쿠마가 속한 심사국에 들어오게 되는 직원이 대단한 엘리트라는 소문을 가진 고쇼부? 가라테로 몸을 다져온 시로쿠마가 평소에 몸만 좋은 바보라는 딱지가 붙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엘리트라는 사실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고쇼부와의 만남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픈 상태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도치기 현 S 시에 있는 호텔 3사가 매년 웨딩 요금을 인상하는데 그 인상폭이 완전히 똑같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것은 바로 영락없는 담합의 증거? 잘난 척에 건방지기까지 한 엘리트의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고쇼부와 하필이면 한 팀이 되어 그 3개의 호텔을 조사하러 가게 되는 시로쿠마. 그런데 그 3개의 호텔에 속하는 S 클래시킬 호텔 사장인 안도 마사오가 칼에 찔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텔 아마사와 S의 사장 운카이가 칼을 든 협박범에게 테러를 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협박범은 호텔에 꽃을 납품하던 꽃 가게 사장 이시다? 과연 이들 웨딩업체와 꽃 가게 사이에는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일까?

“ 공정위를 주인공으로 삼으면 현대 사회에 만연한 여러 문제를 드러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

사회가 무한 경쟁을 강요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

경쟁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쪽이 건전하지요.

다만 그런 경쟁이 정당한 룰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존 미스터리가 다루지 않았던 업계의 담합과 갑질 부분을 파고든 작가 신카와 호타테. 그녀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 - 학생들 사이의 왕따나 학교 폭력, 가정 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학대 등등 - 도 결국엔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불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황, 즉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갑질을 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된다고 봤던 것 같다. 변호사 시절부터 꾸준히 " 정의가 무엇인가 "라는 것을 고민했던 작가 신카와 호타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바로 이 공정거래위원회라 봤고,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소설 [공정의 파수꾼] 이었던 것!

건전한 사회 질서를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는 공무원들의 이야기인 [공정의 파수꾼]의 주제 " 업계 내에서의 담합 사건 "의 추적기도 재미있었으나 시로쿠마가 본인의 성격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인간적이고 또 어찌 보면 심사관이라기에는 너무나 물러터진 시로쿠마. 그녀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서 겪는 고생들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차가운 물에 빠져거나 절벽에서 굴러떨어져서 죽다 살아가는 일을 겪는다. 그리고 항상 그녀가 바빠서인지 남자 친구에게 대차게 차이는 일까지 겪게 되는데...... 그러나 뺀질거리고 냉소적이라고 생각했던 고쇼부가 의외로 인간적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둘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분위기??? 만약에 공정의 파수꾼이 연작소설로 이어진다면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계산하지 않고 온몸을 던져서 비리와 불법을 파헤치는 " 몸만 좋은 바보" 시로쿠마. 그러나 그녀와 같은 성실하고 헌신적인 공무원이 있기에 나라 질서가 바로 잡혀 나가는 게 아닐까?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던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강력한 공무원을 보고 싶다면 [공정의 파수꾼]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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