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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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이 나로 하여금 아침마다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나는 어떤 일에 힘을 들여 애를 쓰는 것일까?

나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일까?

거의 20년 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소설 [뇌]를 읽게 되었다. 당시에도 정신없이 빠져들었었는데 다시 읽은 책의 재미가 남다르다! 생각했던 것보다 주인공 이지도르와 뤼크레스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이 훨씬 더 흥미진진해서일까? 보이지 않는 적들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일단 부딪혀보고 나중에 생각하는 이 커플의 수사 방법이 정말 스릴 있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약간은 얼렁뚱땅에 좌충우돌 제대로인 그들의 수사에 함께 참여하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펼쳐놓은 뇌에 대한 지식의 바다에 풍덩 빠져있게 되는 소설 [뇌]

저명한 신경 정신학 분야 박사인 사뮈엘 핀처는 인공지능 컴퓨터인 디프 블루 Ⅳ와의 체스 경기에서 승리하여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그러나 이후 약혼녀 나타샤 아네르센과 행복하게 사랑을 나누던 중 사망하게 되는 사뮈엘 핀처. 함께 있었던 나타샤가 자신 때문에 그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슬퍼하지만, 사망 당시 사뮈엘의 얼굴에 떠오른 황홀한 표정은 과연 무엇? 한편, 뛰어난 탐정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사랑으로 인해 사람이 죽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과거 자신과 여러 조사에 함께 했던 젊고 아름다운 과학부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에게 함께 살인 사건을 조사할 것을 제안한다.

소설 [뇌] 의 1편에서는 주로 탐정 이지도르와 기자 뤼크레스가 사뮈엘 핀처의 사망 사건을 추적하며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는 현재의 상황과 과거 핀처의 환자였던 장루이 마르탱이 교통사고로 인해 사지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비극적 사건이 교차되면서 등장한다. 살인범을 쫓는 와중에 최면술사를 만나고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는 이지도르와 뤼크레스 커플. 이때까지는 그냥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핀처가 일했던 생마르그리트병원에서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핀처 살인 사건에 숨겨져있던 비밀이 조금씩 고개를 쳐들게 되고 그들을 위협하는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받게 된다.

1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지도르와 뤼크레스의 얼렁뚱땅 모험도 재미있었지만 장루이 마르탱이 뇌를 이용하여 지식을 깊고 넓게 탐구해가는 부분도 좋았던 것 같다. 사지가 마비된 중증 장애인에서 지식의 저변을 넓혀나가는 탐구자라는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증명해 내는 장루이 마르탱. 이 책에서는 아직 핀처의 죽음을 이끈 결정적인 사건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색과 성찰의 존재인 인간. 이 인간의 "뇌" 가 얼마나 탐욕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탐욕적인 "뇌"를 통해 인류가 발전해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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