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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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이전에 만나보지 못했던 독특한 소설이다.

1999년과 2010년이라는 10년도 더 넘은 두 시점이 교차되면서 꽤 복잡하게 꼬여있는 이야기가 소개된다. 처음에는 과연 시간 격차가 꽤 있는 이 두 지점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다. 1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한 호기심 많은 소설가에 의해서 파헤쳐지는데, 이 일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1999년 4월 3일, 마운트 플레젼트 마을 호수 주변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곰에게 한 여성의 시신이 뜯어먹히고 있었고, 아침에 조깅을 하던 한 여학생이 그것을 목격하고는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은 20대 여성인 알래스카 샌더스. 그녀는 곤봉으로 후두부를 강타당한 흔적이 있지만 목이 졸려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렇다면 과연 그녀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여러 단서들과 정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살인범은 남자 친구 월터 캐리였고, 그의 자백에 따라서 에릭 도노반도 살인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러나 이후 10년이 지난, 2010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페리 게할로우드의 아내에게 이상한 편지가 도착하는 등 여러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안에 묻혀있던 추악한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문학적 감성을 가진 소설가이지만 남다른 추리와 촉을 가진 주인공 마커스 골드만. 전작인 해리 쿼버트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우정을 나눈 사람들의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게, 정작 경찰들은 이 수상한 사건을 파헤치기를 거부하는 반면 ( 그냥 골치아픈 일이 발생했구나 정도로 반응 ) 소설가인 주인공이 오히려 더 끈질기게 사건 재조사를 주장하고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탐문 조사를 하고 사건을 역추적해나간다.

작가가 어떻게 보면 독자들과 밀당을 한다고 느낄만큼 이 소설은 읽는 사람을 감질나게 만든다. 살인 사건은 1999년에 알래스카 샌더스라는 여대생에게 발생한 일이긴 하지만, 2010년에도 그에 못지 않은 중한 사건이 발생한 상황이다. 그런데 두 사건에 대한 결정적인 힌트나 단서가 나올라치면 갑자기 시간이 바뀌고 이야기 흐름이 달라지는 통에 진짜 애가 타는 심정이었다. 작가님.. 언제쯤 진실을 알려줄려구요.. 라고 속으로 한숨도 몇 번 쉬었다. 그러나 사건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고 묻혀있던 진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에 속도가 붙는다. 숨겨져 있던 엄청난 반전에 그야말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야기 흐름이 좀 중구난방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웬걸 작가가 뿌린 떡밥이 나중에 고스란히 회수가 된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소설 앞부분에 여러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펼쳐지기 때문에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기가 조금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조금 필요하다. 하지만 매우 치밀하게 잘 짜여진 스토리이기 때문에 나중에 그 인내심에 대한 보상을 다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고구마 한 5개 먹은 기분이 들겠지만 이후에 사이다 10병으로 보답받는다고 할까? 불투명한 막에 가려져있던 진실을 밝혀내는 순간 장님이 눈뜬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실제 범죄 사건들 중에서 이런 일이 많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했다. 소설가가 특유의 촉과 날카로움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소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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