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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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주말에 가까운 산으로 걷기 운동을 하러 간다. 올라갈 때 너무 힘들어서 쉬었다가 가기도 하고 지팡이를 짚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내려올 때는 다람쥐처럼 통통 튀면서 내려올 수 있다. 그때 느끼는 상쾌함과 행복감은 어디에 비할 바가 없다. 그야말로 삶에 대한 충만감이 느껴지는데, 그때마다 그 이유를 제대로 알고 싶었다. 아마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겠지만, 오늘 알베르트 키츨러 작가가 쓴 [철학자의 걷기 수업]을 읽고 나니, 걷기를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 조금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철학자의 걷기 수업]은 걷기와 철학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살아가면서 쉽게 지치기 쉬운 우리 현대인들은 휴식과 명상이 필요하다. 저자 알베르트 키츨러는 걷기가 일종의 명상이며 건강을 증진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설명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 걷기 ”라는 소재를 여러 다양한 철학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분석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는 우리가 걸을 때 나아가는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그 “ 길 ”에 삶의 “ 길” 과 정신적인 “ 길”을 모두 포함시킨다. 인간을 내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길”을 걸으면서 변화한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걷다 보면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리게 되고 무언가로 꽉 차있던 마음이 비워지게 된다. 그때 우리는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삶에서 개혁을 일으키고 싶다면 우리는 걸어야 한다.

“ 멀리까지 걸어 떠나는 일은 변화의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걷는 가운데 집, 고향, 지금까지의 삶, 익숙한 사람들과의 일상적 관계로부터 돌아선다. (...) 새로운 환경, 새로운 생각, 새로운 습관, 새로운 삶으로 ”

4장 : 나 자신과 마주하는 길에서는 우리가 걷기를 하면서 자신의 중심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가 “ 자신을 알지 못하면, 무엇이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도움 될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라고 했던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낼 때 특히 행복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걷기를 한다는 것은 길을 떠나 주변을 둘러보며 올바른 길을 찾아 나서는 일, 즉, 진정한 자신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이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 어딘가를 오랜 시간 걸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줄곧 직선으로만 이어지는 길은 없다. 구불구불 곡선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어떤 지점에서는 되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 인생의 경로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은 결코 일직선이 아니며 순탄하지도 않다. ”

7장 : 자연을 즐기며 걷는 길에서는 우리가 자연 속에서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간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자연 속을 걸으면서 기원을 느끼고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 산이나 바다를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충만감을 저자가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걷다 보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썼던 인위적인 가면이 떨어지고 진정으로 우리의 중심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단순히 밑도 끝도 없는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라 " 삶 " 을 보다 개선하는 종류의 " 철학 "이고 그것을 걷기에 접목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는 공자, 부처, 플라톤, 소크라테스 등등등 철학자의 삶과 그들이 걷기를 이용해서 자신의 삶을 어떤 식으로 개선했는지에 대한 예도 있다. 가장 단순한 운동인 " 걷기 "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지 몰랐는데, 하나의 행동을 하더라도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모아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철학 "이라고 하면 왠지 어려울 것 같고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매일매일 우리가 하게 되는 " 걷기 " 운동을 함으로써 생활 속에서 " 철학 " 을 실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을 주는 듯한 책인 [철학자의 걷기 수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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