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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좀비 - 엄마가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래?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4월
평점 :
친구도 가족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열여섯 녹현,
상상치 못한 인생 최대의 시련이 들이닥친다.
세상에서 제일 가깝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존재, 엄마가 갑자기 좀비로 변했다니?!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열여섯 살 녹현에게 발생한다. 낯선 존재가 좀비로 변해서 공격해 온다면 치명상을 입히면 되지만 사랑하는 엄마가 괴물이라니... 녹현이는 그동안 좀비물을 보고 익혔던 공격술과 방어술을 다 접고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 좀비지만 엄마이기에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공격을 막아내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공급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책의 흥미 요소이다. 그동안 엄마가 아들을 돌봤다면 이젠 녹현이가 엄마를 돌봐야 할 차례니까.
엄마와 아빠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아빠가 집을 나가게 되면서 녹현은 자발적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를 선택했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진 녹현이는 모범생이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렸던 녹현. 그러나 현재는 학교를 나가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는 중이다. 엄마가 차려준 음식은 안 먹고 편의점에서 사 온 컵라면과 포도주스로 연명하고 있다. 녹현은 엄마 때문에 아빠가 집을 나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의 온 에너지를 다 써서 엄마에게 반항 중이다.
결혼하기 전엔 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했다던 엄마. 그러나 현재는 가정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꽃집과 다이소에서 일종의 알바를 하고 있는 엄마는 아직도 일에 서툴러서 고전 중이다. 얼마 전엔 다이소에서 손님의 제품을 계산하다가 손을 베이는 사고까지 당했다. 그런 엄마의 노력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녹현의 엄마에 대한 분노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녹현은 집안 분위기가 유달리 조용하고 이상한 냄새까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저걱 저걱 " 마치 고기 써는 소리가 서재에서 들리자 그쪽으로 다가간 녹현. 서재에는 볼에 붉은 피를 가득 묻힌 채 엄마가 생고기를 뜯어 먹고 있다. 녹현을 발견한 엄마가 무시무시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공격해오기 시작하는데... 과연 녹현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소설 [엄마는 좀비]는 아직 열여섯 살 밖에 되지 않은 녹현에게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질 위기에 처한 지금도 충분히 괴로운데 설상가상으로 엄마가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해버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녹현이가 문제 해결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좀비가 피를 주식으로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식육점에서 상당한 양의 선지를 사 오고 자신이 어릴 때 엄마가 들려주던 동요 [섬 그늘 아기]를 틀어주면 엄마의 공격성이 조금 떨어지면서 잠시 동안이나마 엄마가 조용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돈은 다 떨어져가고 녹현의 아이디어도 고갈될 때쯤, 아빠에게서 연락을 받게 되지만 엄마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아빠의 연락을 무시하는 녹현. 과연 이들 모자에게 펼쳐질 앞날은? 엄마는 어떻게 좀비가 되었고 어떤 식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누구나 거치게 되는 청소년기. 학업이나 친구 문제로 가장 괴로울 시기이다. 이때 부모님이 든든하게 지원을 해주신다면 조금 걱정이 덜겠지만 집에서도 문제가 있다면 정말 설상가상인 상황. 하지만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계기로 더 강하게 자라나는 케이스가 없지 않은데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녹현이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엄마가 정상적으로 있던 때에는 어리광을 피우듯이 반항을 했으나 엄마가 좀비라는 비정상 상태로 접어들고 나서 녹현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바뀐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면서 조금씩 성장을 이루게 된다. 소설 [엄마는 좀비]는 불행한 가정 상황으로 인해 움츠러들었던 녹현이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면서 녹현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는 듯하다. 청소년에게 딱 맞을 소설이지만 부모님 세대가 읽어봐도 좋을 듯한 소설 [엄마는 좀비]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