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스트
김찬영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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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 저희의 죄를 낱낱이 고해합니다.

저희는 이 신성한 수도원 안에서 거짓말을 하였고 사기를 쳤으며,

도둑질에 폭력, 사체 유기까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살던 저희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은,

그러니까 이 로또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도대체 이 책의 정체가 뭘까? 소설을 읽고 이렇게 요절복통, 박장대소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책이 아니라 진짜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본 기분이다. 난데없이 벌어진 행운 혹은 불행 때문에 이리 넘어졌다가 저리 굴렀다가 난리 법석을 떠는 수도사들의 상황은 코믹 그 자체였다.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신성하고 평화로워야 할 수도원에 들이닥친 불길한 그것, 로또! 당첨금이 장장 60억이나 되는 로또가 조용한 수도원에 일으킨 거대한 파장... 과연 수도원에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제주도의 오름에 위치한 작은 수도원 에덴. 이곳에는 각기 다른 과거와 성격을 가진 6명의 수도사들과 1마리의 개가 살고 있었다. 그날은 수도원장이었던 도미니크 수사의 장례식 미사가 있던 날이었다. 1명의 수도사가 빠지게 되면서 이제 수도원에는 5명이 남은 상황. 교황령에 따르면 최소 6명의 서원 수도사가 없으면 폐원을 해야 되기에 이제 남은 수도사들은 탄자니아의 교구로 옮겨지게 될 형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에덴 수도원의 우물이 똥물이고 질병을 퍼트린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지게 되면서 수도원의 폐원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었다.

수도사들의 마음이 심란하기 그지없던 그날 밤, 하필이면 제주도에 거대한 태풍이 불게 되고, 한 여행객이 태풍을 피해 거의 거지꼴을 하고는 에덴 수도원을 찾아온다. 이름이 영철이라는 그 사내는 제주도에 여행을 왔다가 그만 산에서 길을 잃었고 태풍이라는 악천후에 시달리면서 헤매다가 겨우겨우 에덴을 찾아오게 된 것. 태풍뿐만 아니라 거친 세상의 풍파에 시달렸던 영철은 따뜻하기 그지없는 수도사들의 친절에 그만 마음을 활짝 열고 만다. 영철은 자신이 지난 10년간 주말마다 꼬박꼬박 구입해 온 로또를 헌금으로 내놓는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1,3,5,7,9,11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의 로또가 당첨금이 60억 인 1등에 당첨되게 된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 소식을 알리러 영철의 방으로 뛰어간 수사들의 눈에 행복한 표정을 한 채 침대 위에서 죽어 있는 영철의 모습이 들어오게 되는데....

책 [더 게스트]는 폐원 위기에 직면한 한 수도원과 수도사들이 겪게 되는 우연에 우연을 더한 필연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수도사이기 전에 인간인 그들에게 던져진 1장의 로또 때문에 세속적 욕망에 시달리게 되는 수도사들의 엎치락뒤치락이 진짜 볼만하다. 안 그래도 우물물이 질병을 퍼뜨린다느니 똥물이라느니 흉흉한 소문이 퍼져 있는 가운데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로또를 헌금한 여행객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수도사들은 혹시나 그들이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와중에 누군가가 영철을 찾아서 수도원을 찾아오게 된다 그들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나게 될 것인가?

[ 더 게스트 ]는 하나님만을 믿고 따랐던, 순수하기 그지없던 수도사들이 장장 60억 당첨금이 걸린 로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대 환장 파티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코믹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웃음 못지않은 눈물과 감동의 서사도 들어 있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에 개성 만점인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활약상을 지켜보고 싶다면 오늘 이 책으로!!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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