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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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안개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 게임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여자의 목소리.

누군가, 보이지 않는 존재가 그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려 한다.

그것도 게임이라는 잔인한 방법으로!

주인공 민욱을 비롯한 여러 명의 사람들이 칠흑같이 어두운, 매우 낯선 환경에서 눈을 뜬다. 마치 자다가 금방 깨어난 것처럼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자신의 이름과 직업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정보만을 기억할 뿐, 왜 그곳에 오게 되었는지 등등 다른 기억이 전혀 없다. 어둠 속에서 허둥지둥 대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나조차도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을 하고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하늘 위에서 웬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기계음과 같은 여자의 목소리. 마치 게임 속처럼 그녀는 사람들에게 미션을 제시한다.

-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스테이지 1을 시작하겠습니다.

-스테이지 1의 난이도는 이지 (easy). 매우 쉽습니다. (..) 여러분에게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남자가 늑대로 변하기 전에 죽이거나...

한편, 게임 속 세상에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현실에서는 전직 형사였지만 지금은 탐정 사무실을 운영하는 나도희가 여러 사람들의 실종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우선 이부국와 허양자 부부. 부모님과 연락이 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들이 나도희에게 의뢰를 해왔다. 그러나 이 부부는 누군가에게 빚을 졌다거나 원한을 살 일도 만들지 않았기에 실종에 대한 단서도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던 와중에 60대로 보이는 한 중년의 여인에게서 아들이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나도희. 아마도 그 아들이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 사업체에 끌려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중년의 여인이 남긴 단어가 심상치가 않다. 아들이 사라지기 전에 남겼다는 단어... 그것은 바로 " 안개 "였다.

이번 작품 [안개 미궁]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어둠 속에 머무르게 되는지 모르는 등장인물들이 각 스테이지마다 받게 되는 미션이 기상천외하면서도 그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급박한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진짜 스릴 만점이었다. 넷플릭스 공전의 히트작 [오징어 게임]에 버금가는 긴장감과 서스펜스랄까? 마치 내가 가상 현실에 던져져서 늑대 인간을 만나는 등등의 아찔한 상황에 휩싸이는 느낌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뭐든지 해야 한다! 고생고생하면서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

장르소설의 대가인 전건우 작가의 작품이다. 예전에 [고시원 기담]을 읽고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작가 인터뷰까지 찾아봤었는데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미스터리와 모험 그리고 스릴이 한꺼번에 녹아 있는 작품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배경 속에서 미친 듯이 그들을 쫓아오는 위험을 벗어나는 장면에서는 거대한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결국 자신들이 왜 거기서 그 고생을 하고 있는지를 서서히 깨닫는 장면에서는 한마디로 소름이 돋았다. 미로 같은 공간에서 조금씩 주어지는 단서를 찾아왔더니 결국 뻥하고 터지는 놀라운 결말!! 과연 게임 속에 던져진 사람들의 운명은? 그리고 전직 형사 나도희는 그들 모두를 안전하게 구해낼 수 있을까? 이야기가 단순하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복잡한 소설이었다. 게임 속 세상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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