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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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된 이들은 언젠가 발견된다. 사라진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까. 대개는 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는 시리즈 [아웃랜더] 원작 소설을 읽고 난 지금, 만약 그 드라마가 원작 소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면 나중에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감동적이고 웅장한 소설, 이 소설은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뭔가가 있다. 역사와 판타지 그리고 로맨스가 적절히 섞인 이 책 속에서 클레어라는 한 여성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짜릿한 모험과 사랑을 경험한다.

[아웃랜더]는 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다. 그런 만큼 서사 구조 자체가 길고 복잡하다. 주인공 클레어가 갑작스러운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불시착하게 되는 시점과 지역이 1700년대 스코틀랜드 지역인데, 당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극심한 갈등상태에 놓여 있었고 따라서 이 책은 당시 두 나라 사이에 있었던 길고도 복잡한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다. 그뿐 아니라 마치 작가가 살아본 것처럼, 그 당시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생활상과 문화가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된다.

매우 자세하게 당시 생활상을 묘사하고 있기에 역사 다큐멘터리를 방불케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작가는 스토리텔링에 매우 능하다. 단조로운 생활에 파묻혀 살아가는 클레어의 평범한 모습을 비추다 가도 갑자기 격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그 뿐 아니라 주인공에 대한 개성있고 풍부한 묘사 덕분에 한층 더 재미있기도 하다. 주인공 클레어는 당차고 똑똑할 뿐 아니라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 남자 주인공 제이미는 소년 같은 외모와 잔뜩 성나있는 근육을 가졌고 거기에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마음까지 있다. ...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사기 캐릭터랄까?

1945년 2차 세계 대전에 영국군 간호사로 참전했던 클레어는 남편 프랭크와 함께 미뤄두었던 신혼여행을 떠난다. 신혼여행지의 유적지에서 배회하던 중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200년 전, 즉 1700년대 스코틀랜드로 불시착하게 된 클레어. 우여곡절 끝에 매켄지 씨족 공동체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을 맡게 되지만 그녀가 잉글랜드 스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젊은 전사인 제이미와 내키지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순수하고 이타적인 제이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인해 흔들리는 클레어... 격동의 역사 속에서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시간 여행을 통해 클레어가 겪는 흥미진진한 모험에 끌렸다가 클레어와 제이미의 로맨틱하기 그지없는 사랑 이야기에 마음을 홀라당 뺏겨 버렸다. 이 책은 로맨스 부분이 완전 킬링 포인트인 듯하다. 적들과의 교전에서는 거칠고 용맹하기 그지없지만 사랑 앞에서는 순한 강아지 같은 제이미. 이 청년의 열정적인 사랑에 아줌마 독자인 내 심장이 두근두근.. 세 근 반.. 네 근 반 난리 났다. 이런 책은 좀 해롭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매우 빈약한 로맨스라는 초라한 현실을 자꾸만 자각하게 되므로) 

하지만 이 책의 경우, 로맨스가 다는 아니다. 아마도 작가가 철저히 역사적 고증을 거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는 격변의 1700년대 스코틀랜드 상황을 대단히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의 지배와 폭력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려는 한 청년을 통해 당시 스코틀랜드 민족이 겪었어야 할 고난과 역경 그리고 치욕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도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겪어보지 않았던가? 목숨을 건 투쟁이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야기가 전달하는 웅장함과 비장미에 크나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역사서도 별로 안 좋아하고 로맨스에도 잘 끌리지 않았는데 이 책에는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듯한 1700년대의 스코틀랜드의 역사적 상황과 생활상이 흥미진진했고 클레어와 제이미의 앞을 내다볼 순 없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에도 마음을 훅 빼앗기고 말았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고 시리즈가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는 책 [아웃랜더].



*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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