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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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에 신이 있었다. 신은 대장장이 왕에게 창조의 능력과 함께 단 하나의 금기를 내린다. 인간만은 창조하지 말 것!"

인간은 태초부터 인류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품어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인류의 기원이나 신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많은 장르들 가운데 특히 판타지 소설들이 신의 영역을 다루는데, 이 책 [대장장이 왕]도 아마도 인류의 기원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듯 보이는 대장장이 신과 그의 대리인인 대장장이 왕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정통 판타지 장르인 [대장장이 왕]. "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시리즈로 유명한 허교범 작가의 작품이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독서를 시작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게 펼쳐지는 초월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세상.. 생각보다 더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한 세계가 펼쳐져서 대단히 놀라웠다. 작가는 등장인물도 많고 다소 복잡해질 수 있는 세계관을 난해하지 않게 그리고 다소 코믹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1편이라서 그런지 이 책은 앞으로 스토리에 중요 역할을 담당할 듯한 인물들을 천천히,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우선 몰락한 숲의 나라 스타인의 왕 무스텔라와 그의 아들인 레푸스가 등장한다. 레푸스의 별명이 오줌 세 방울이라는데, 그 이유에 관해 사람들이 떠드는 내용이 마치 우리가 정치인에 대해서 험담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그리고 마법사 나라를 다스리는 왕 라토와 쌍둥이 동생 아리셀리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들 앞에 주어진 무시무시하고도 비극적인 신탁이 마치 그리스 신화 속 내용 같아서 흥미롭기도 했다.

그들도 그들이지만 이 책 [대장장이 왕]에는 큰 축을 담당하는 두 인물들 혹은 인물이 있다. 하나는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욕에 불타는 황제와 대장장이 왕을 추대하려는 일곱 명의 사제라 볼 수 있다. 아니면 일곱 명의 사제가 찾아낸 새로운 서른두 번째 대장장이 왕인 에이어리 일 수도 있겠다. 황제는 10년 전 나라들 사이에 체결된 조약을 무효로 만들고 새 조약을 통해 제국 건설을 도모하려 하고 신의 사제들은 겨우겨우 찾아낸 범상치 않은 아이 에이어리를 대장장이 왕으로 추대하여 그 야욕을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그러하듯, 야심을 실천하려는 황제는 눈앞에 거슬리는 모든 것들을 없애려 하고, 새로운 대장장이 왕도 예외는 아니다!

" 신은 최초의 대장장이를 만나 그를 자기의 대리인으로 삼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을 대장장이 신으로 부르게 되었다. 대장장이 왕은 신의 권능을 받아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 만들 수 없는 물건을 만들어 낸다. 그는 물건을 만드는 모든 자를 다스리며 그들에게 기술을 부여하거나 거둘 수 있다."

(184쪽)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같은 판타지 대작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책 [대장장이 왕]도 어린이,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선 악마도 울고 갈 듯한 무시무시한 악을 상징하는 황제의 존재와 아직은 어린이에 불과한 미약한 존재, 선을 대변하는 듯한 대장장이 왕이 뚜렷한 대척점을 이룬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상황이지만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선한 존재들은 왕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이건 마치 우리이 현실을 반영하는 듯? 의롭지 않은 행동으로 세상을 장악하려는 무리가 있지만 결국 선한 힘이 이길 거라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는 것 같은 책이다.

상상만으로 이 거대한 세계를 구축해낸 작가의 능력이 부럽고 대단하다. 대장장이 왕 시리즈 1편이 던져놓은 떡밥들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나머지 편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편들도 1편만큼 모험 가득하고 코믹하고 스펙터클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국 판타지 출판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현실에 펼쳐진 듯한 생생함 덕분에 흡인력과 몰입력이 대단했던 소설 [대장장이 왕]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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