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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트 ㅣ 샤인
제시카 정 지음, 강나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평점 :
“ 걸스 포레버가 아닌 ‘’진짜‘ 나는 누구일까?”
얼마 전, 데뷔 15년 만에 완전체로 화려하게 컴백한 소녀시대. 그러나 완전체하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이는 그녀들. 주요 멤버였던 제시카 정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 잘 모르고 따라서 소녀시대의 팬도 아니었던지라 그녀가 어떻게 팀을 떠나게 된 건지 잘 몰랐는데, 이 책 "브라이트" 가 어느 정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그녀가 멤버들 사이의 패권 경쟁, 연예 기획사 그리고 미디어의 희생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읽은 제시카 정의 책 "샤인" 은 10대 소녀 레이첼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서 연습생으로써 고군분투하는 것을 주로 다뤘었다. 결국 그녀는 원하는 바를 손에 넣었고 이 책 "브라이트"는 그 이후를 다루고 있다. 레이첼이 속한 아이돌 그룹 "걸즈 포레버"가 큰 성공을 거두고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된다. 그런 성공과 인기 덕분일까? 각 멤버들에게는 다양한 길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특히 레이첼에게 특히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걸즈 포레버에 속한 몇몇 멤버들은 레이첼이 누리는 행운과 관심이 그녀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행운의 여신이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 있는 걸까? 레이첼은 내내 승승장구한다. 공항에서 입은 옷이 패션 잡지에 실리면서 유명한 패션쇼에 초대를 받게 되고 여동생과 리얼리티 쇼를 함께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받는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꿈꿔온 패션 사업 기회를 제안받기도 하는데... 제목처럼 그녀는 뛰어난 잠재력과 재능을 만천하게 드러낼 기회를 얻는다.
레이첼이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한꺼번에 진행하게 되면서 다른 멤버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오고 간다. 그들은 레이첼이 이기적이고 그룹 활동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는데,, 혹시 이건 질투? 이 부분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왜 잠재력을 좀 더 발휘하는 멤버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지 않았는지... 그들은 몰래 레이첼 뒤에서 음모와 배신의 책략을 꾸미며 어떻게든 레이첼을 내보내려고 하는 듯 보였다. 미디어에서 그렇게 강조했던 자매애는 다 가식이었던 걸까?
전작 "샤인"에서처럼 작가 제시카 정의 필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몰입이 잘 되었고 가독성이 높아서 책장이 잘 넘어갔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말하자면 우선 글이 온통 레이첼의 시점이라 그녀의 입장에서만 이야기가 드러났다는 것. 다른 멤버들의 활동이나 내면의 심리 등도 조금 드러났더라면 좋을 뻔했다. 그리고 앨릭스와의 러브 라인이 좀.. 지나치게 평온하달까? 물론 지나친 갈등이나 억지스러운 사건 연출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나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긴장감 1도 없는 연애는 좀 밋밋하게 느껴졌다.
이 책 "브라이트"에서도 한국 연예 산업의 어두운 면이 많이 드러난다. 철저히 이익에 바탕을 두고 계산적인 연예 기획사에서부터 팬덤의 광기 어린 활동 예 이르기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연예계의 이면이 당황스러울만치 추악해 보였다. 파파라치들은 혈안이 되어서 가십거리가 될 만한 사진을 찾아 헤매고 미디어는 매의 눈으로 사진들을 낚아챈 뒤 화젯거리로 만든다. 아이돌이 되면 사생활이나 개인적 삶의 추구는 암묵적으로 그리고 극단적으로 제한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서 저들이 그동안 포기한 것이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에서 패션 사업가로 그리고 작가까지... 제시카 정이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본인의 잠재력을 펼치는 것이 참 보기 좋다. 앞으로는 K 팝 분야뿐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추리나 스릴러 장르에까지 손을 좀 뻗었으면 한다. 이왕이면 K 팝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는 어떨지... 최고의 걸그룹 멤버였던 제시카 정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 출판사의 협찬을 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