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 유미코 씨와 대화하면 살아 있어도 괜찮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나여도 어느샌가 고바야시 서점은 나의 오아시스가 되었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은 곳, 바로 고바야시 서점이다.

그랬다면 친구들을 데리고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어가 책도 보고 우산도 살텐데.

주인장 유미코 씨와 이번 달에 열렸던 책 바자회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이야기하고

다음 달에 열릴 저자 사인회에 누가 올지에 대해서 미리 알려달라고 치근덕 거린다든지..

책을 읽고 난 뒤 혼자 이것저것 상상해 봤다. 사람도 살리고 동네도 살릴 서점 어디 없나?

주인공 오모리 리카는 사실 책이나 독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출판 유통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된 것은 단지 이곳이 대기업이라는 하나의 이유 때문에. 그래서 그녀가 오사카에 있는 영업 지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 대단히 실망한 것이 무리도 아니다. 책에 대한 열정도 없고 오사카에 아는 지인 하나 없는 도쿄 출신의 리카. 오긴 왔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 한껏 움츠러든 마음으로 직장 동료들을 대하다 보니,

상사들이 모두 무심하고 딱딱하게만 보인다. 리카는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어리바리 실수 연발에 소심해진 리카를 지켜보던 시이나 부장이 그녀를 데리고 온 곳이 바로 이 고바야시 서점이다. 동네 변두리에 위치한 작고 낡은 서점이기에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곳에 그들이 온 이유가 뭘까? 그런데 이게 웬일? 고바야시의 주인장 유미코 씨를 만나 그녀와 대화를 하고 난 뒤부터 리카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다. 힘든 상황에 움츠려 있고 좌절해 있기보다는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적극적인 인간형으로 바뀐 것. 유미코 씨, 비결이 뭔가요?

요즘은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책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동네 서점에 갈 이유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작은 서점들이 속속 자취를 감추는 것을 보면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힘든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작은 서점이라면 이렇게 하세요...라고 방법을 가르쳐주는 소설 같기도 하고 더불어 살아가려면 이렇게 하세요.. 라고 사람살이의 기본을 가르쳐주는 소설 같기도 하다.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가치를 판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가치를 창조한다고 해야 하나?

고바야시 서점 여주인 유미코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 아이디어에 놀랐고

그녀가 퍼뜨린 행복 바이러스와 성공 바이러스에 조금씩 전염되는 리카의 모습에 아주 흐뭇했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개구리가 따뜻한 봄 햇살을 받고 펄쩍 뛰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되었다고 할까? 우여곡절 끝에 책을 좋아하게 되고 여러 도서 기획전을 당당히 성공시키며 출판 유통 업계에 무사히 안착하는 리카를 보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누군가가 나에게 도서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당연히 이 책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를 고를 것 같다. 장사가 잘 안되어, 직장에서 성과가 없어서 혹은 인간관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 착한 도서 "라는 생각이 든다. 궁금하다면 오늘 서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