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한 날들 안전가옥 오리지널 20
윤이안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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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은 무엇일까?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 그리고 도저히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이 아닐지.... 그 모든 것을 갖춘 그녀, 박화음이 나섰다!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곤란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일찌감치 에코 시티로 지정되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서나가는 도시, 평택이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병이 들고 죽어 나간다. [기후 미스터리]라는 신선한 장르로 기후 문제를 환기시킴과 동시에 재미도 전달해 준 [온난한 날들]로 들어가 본다.


“ 화음아, 쓸데없는 오지랖은 죽음을 부르는 거다”


살아생전 아버지는 화음에게 귀가 닳도록 얘기하였다.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다가는 화를 면할 수 없다고. 어쩌면 아버지는 박화음이 지독하게 오지랖이 넓은 탐정이 되리라는 걸 예견하셨나 보다. 커피숍 부점장으로 일하는 박화음은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하다!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식물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된 것!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식물에 남은 사람들의 사념과 원한을 읽어낼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은 탐정 박화음에게 대단히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어느 날, 칼국숫집 사장님의 아내와 딸이 실종된 것을 계기로 조사와 추적을 시작한 화음. 그 와중에 우연히 만나게 된 탐정 사무소 소장 이해준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본격적으로 탐정 일에 뛰어든다. 알고 보면 화음과 해준은 매우 공통점이 많다. 법의학 생태 연구소를 운영하는 해준은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식물이 제시하는 여러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둘 다 식물이 하는 말을 듣는 셈이다. 그뿐 아니라 어릴 때 안타까운 사고로 부모님이 잃은 것까지 닮은 그들.. 매우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 비슷한 둘의 케미가 볼 만하다!!

이 책은 4가지 이야기가 서로 느슨하게 연관관계를 이루는, 일종의 연작 소설이다.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읽다 보면 4가지 이야기가 하나의 큰 틀을 이루며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1편에서는 전단지를 나눠주며 아내와 딸을 찾아 헤매는 안타까운 칼국숫집 사장님의 사연에 마음이 움직인 화음이 본격적으로 탐정 일에 뛰어들게 되고, 2편 이름 없는 무덤에서는 고양이 만복이의 유골 단지를 찾아달라는 노부부를 위해 화음은 비 오는 밤, 산속을 헤매다가 사람의 두개골 뼈를 찾기도 한다! . 3편 도둑맞은 표본에서는 탐정 사무소에서 독버섯을 가져간 누군가가 벌인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4편에서는 한 병원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건에 용감히 맞서기도 한다. 

기후 미스터리라는 타이틀에 맞게, 이 책 [온난한 날들]에는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겪을 수 있을 여러 사건들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먼 미래의, 이미 망가져버린 지구를 다루는 디스토피아 물을 상상했는데, 얼마든지 가까운 미래의 한국에서 펼쳐질 수 있는 이야기, 아직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비단 환경 문제뿐 아니라, 혼란한 가운데 인간을 현혹하는 사이비 종교나 사람들을 속여가며 자기 배만 불리는 파렴치한 인간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는 [온난한 날들]. 인간 그 자체가 재앙의 씨앗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따뜻한 공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박화음과 이해준은 그야말로 인간 난로들 같다!! 이들을 주인공을 한 속편이 이어지거나 드라말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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