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아르테 미스터리 15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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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우리는 과연 그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에 가려진 비밀.... 정말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을 믿어도 되는 걸까?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 늘 불안에 떠는 여자의 심리를 너무나 잘 포착해낸 소설 [홀리데이]. 아주 사소한 단서만으로도 여자들은 쉽게 배우자의 불륜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보다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그 불륜의 크기가 10배 혹은 100배 더 크다는 점. 사랑의 크기만큼 커지는 배우자에 대한 의심,, 그 지옥 같은 심리 상태를 저자 T.M. 로건이 너무나 잘 표현한 것 같다. 내가 아마 주인공 케이트였다면 먼저 남편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이실직고하라고 소리부터 질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책 [홀리데이]로 한번 들어가 보자.

주인공 케이트와 오래된 친구들인 로언, 제니퍼 그리고 이지는 40살이 된 기념으로 각자의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에 있는 고급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케이트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그 이유는 얼마 전부터 남편 숀이 수상쩍은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있고 내내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으며 케이트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행동한다. 그래서 케이트는 숀이 분명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믿고 휴가지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핸드폰에 남겨진 메시지를 몰래 확인한다. 거기서 놀라운 내용을 발견하게 되는 케이트. 숀의 불륜 대상은 바로 3명의 친구들 중 한 명이다!!

"당신이 한 말이 계속 생각나.

한마디, 한마디가 진심이었어.

나랑 다시 얘기하자.

K가 뭔가 의심하지는 않고?

K는 전혀 모르고 있어. 하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어.

우리, 프랑스에서 결정하는 거야.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자."

메시지를 읽고 난 이후부터 계속 전전긍긍하게 되는 케이트. 모든 것을 밝히라고 남편을 닦달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 남편의 마음이 돌아오길 기다려야 하는 건지 도저히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직업이 범죄과학수사관이라서일까? 불안한 와중에도 숀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욱더 면밀히 관찰하고 추적하는 케이트. 로언 인가? 아니면 제니퍼인가? 둘도 아니라면 숀과 어린 시절 친구 사이였던 이지인가? 케이트는 도저히 휴가 다운 휴가를 보낼 수가 없다. 남편이 친구들 중 한 명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자료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케이트는 자신이 과거에 친구들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떠올린다.

의도적이었건 아니었건 간에 친구들에게 저질렀던 크고 작은 잘못 들을 떠올린 케이트.. 그중 한 명은 케이트에게 복수를 감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이것은 과연 사실일까? 그녀의 망상일까? 그런데 실제로 휴가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숀이 잃어버린 결혼반지가 로언의 방에서 발견되고 놀러나갔던 아들 대니얼은 어딘가에서 넘어진 듯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은 채 별장으로 돌아온다. 제니퍼의 두 아들인 제이크와 이선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등의 과잉 행동을 하고 딸 루시는 고민이 있는 듯 내내 어두운 얼굴이다. 과연 평화롭고 즐거워야 할 휴가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와우... 시종일관 조용하던 로맨틱 스릴러가 끝나기 5분 전에 호러로 변하는 것 같은 소설이다. 소설 막판에 이르러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반전이 독자들의 뒤통수를 때린다. 사실 남편을 의심하는 케이트의 광기 어린 집착과 의심 등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책 전반에 맴돌기는 하지만 이 책 [홀리데이]는 중반 이후까지도 그다지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구도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마무리할 때쯤 펼쳐지는 엄청난 반전과 거대한 사건 때문에 나는 그야말로 넋을 잃고 책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책장을 넘기는지 책장이 나를 넘기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역시 몇 권의 큰 히트작을 낸 작가는 다르긴 다르다. 작가가 이리저리 뿌려놓은 떡밥들... 그 복선들은 막판에 이르러 잘 조합된 블록이나 퍼즐처럼 제 자리를 알아서 잘 찾아간다. 잘 짜인 플롯과 큰 반전 이외에 이 책에서 감탄했던 부분은, 분명 작가는 남자인데 배신을 암시하는 남편에 대한 주인공 케이트의 불안한 심리를 정말 찰떡같이 잘 표현했다는 점이다. 결혼한 여자들이 세우는 그 날카로운 촉! 혹은 직감! 과 같은 부분을 어떻게 이렇게 잘 묘사했는지 놀라울 뿐이다. 이 책 [홀리데이]는 진짜 끝까지 읽어야 된다. 이리저리 변죽만 울리는 것 같지만 다 읽고 나면 작가가 왜 그런 부분을 언급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갈 것이다. 대반전으로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앙큼한 소설 [홀리데이]

*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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