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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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내일은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패배했으나 미션은 반드시 완수한다!! 쏟아지는 총알 세례를 피해 끝까지 살아남는 주인공의 끈질긴 생명력과 처절한 임무 수행을 생생하게 그려낸 첩보물 [언더 독스]. [마더스]라는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저자 나가우라 교의 작품인 이 [언더독스] 는 1996년 말부터 1997년 초까지, 중국 반환을 앞둔 혼란스러운 홍콩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패배자들의 첩보 활동을 매우 현장감 있고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그리고 킹스맨 같은 첩보물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긴박감으로 팬들을 사로잡는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적들의 공격으로 언제 목숨이 달아날지 모르는 요원들. 첩보물의 특성상, 이야기 내내 누가 아군인지 누가 적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마치 안개가 낀 밤거리를 걷는 것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경주마처럼 미친 듯이 임무 수행을 위해 달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 책 [언더 독스]에서 그야말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살고 싶으면 생각해!”


일본 농림수산성의 관료였던 고바 게이타는 비자금 조성 사건에 휘말려 퇴직을 당한 후 사람들과의 만남도 피하며 스스로 패배자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 후 지인의 소개로 한 증권회사에 들어가게 되고 트레이더란 직업의 특성상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장인 이탈리아인 마시모 조르지아니가 계획한 비밀 임무를 수행할 요원으로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바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거절은 곧 죽음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첩보 활동이 그다지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곧 중국에 반환될 예정인 홍콩의 헝밍은행에서 반출될 플로피 디스켓과 서류를 중간에서 가로채면 되는 것. 이 플로피 디스켓과 서류에는 마시모 사장의 아들이었던 로베르토의 사업 실패와 자살에 관련된 무리들의 주요 기밀이 들어있었고 아들의 복수를 대신하고 싶었던 마시모 사장은 팀을 구성하여 자료를 빼돌릴 계획을 세웠던 것. 그런데 하필이면 가혹한 현실에 무릎 꿇은 패배자들로 모인 팀을 고바가 이끌게 된다. 요원 훈련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데다가 현실에서 쓴맛을 본 패배자들고 구성된 팀의 리더라니... 사장 마시모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팀을 꾸린 것일까?

"증거를 남기지 않고 계획을 적확하게 외울 수 있는 능력.

약자이기에 몸에 밴 경계심.

거기에 이상하리만치 뛰어난 관찰력까지."

[언더독스]의 경우 속도감 있고 스릴 넘치는 스토리 진행이 독자들을 먼저 사로잡지만, 심약한 패배자에 불과했던 주인공 고바 게이타가 베테랑 요원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에 독자들은 아마 열광할 것이다. 흔한 주식 중개인에 불과했던, 하룻강아지 같던 그가 경험치를 얻어 가며 정예 요원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사실 기밀 자료에 연루된 나라에서 파견한 베테랑 요원들의 공격으로 몇 번이나 지옥의 문턱에 다녀오게 되는 고바. 그는 베테랑 요원들뿐 아니라 팀 내에 숨어든 스파이들까지 처리해야 한다. 비록 훈련은 받지 못했으나 고바는 상당히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 첩보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적들의 수를 먼저 읽어나가며 조금씩 조금씩 목표에 다가간다.

지루한 현실을 잠시 잊고 싶다면 오늘 이 책으로!! 이 책 [언더독스]는 굉장한 속도감과 가독성을 가진 책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총알이 빗발치는 홍콩의 거리와 도로를 내달리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한번 들면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달까? 이야기는 주인공 고바가 목숨을 걸고 임무 수행에 매진하는 과거 1997년과 고바의 딸 에이미가 일본에서 금융범죄를 저지른 후 홍콩으로 강제 출국하게 되는 현재 2018년을 번갈아가며 펼쳐진다. 언제 목숨이 달아날지 모르고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는 첩보전,,,, 나약한 엘리트 고바는 과연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20년 전, 고바 무리들이 흘린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현장으로 돌아가게 된 에이미, 그녀를 홍콩으로 부른 사람은 과연 누구고 그녀는 왜 홍콩에 오게 된 걸까?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속도감과 압도적인 재미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언더독스]의 세계로 모두를 초대한다.

" 우리는 홀로는 이길 수 없었던 패배자들이 모인 오합지졸, 언더독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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