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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평점 :
“ 교환 편지 속 추리 대결을 통해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 ”
독살범으로 감옥에 갇힌 남자.
피해자 유족으로 살아남은 여자.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가
‘독 초콜릿 살인 사건’을 근본부터 뒤집는다!
인간이 살인이라는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되는 이유엔 과연 뭐가 있을까?
성적 혹은 신체적 학대가 빈번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커서 인간에 대한 분노나 혐오 때문에 살인범이 되는 경우도 있고, 배신한 연인에 대한 복수심 혹은 돈 관계 때문에 살인 사건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도대체 살인의 동기나 원인을 그리고 범인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범죄도 있는데, 이 책 [기만의 살의]에 등장하는 독살 사건이 바로 케이스이다.
니레 가문을 이끌던 당주 이이치로가 심근경색으로 급사하게 되면서 큰 사위 하루시게가
니레 가문과 법무세무사무소를 이끌 차세대로 지목되게 된다. 이이치로에겐 아들이 있었으나 그는 병으로 일찍이 사망을 하여 어린 손자만 남아 있다. 탄탄대로처럼 보였던 하루시게의 미래는 그러나 이이치로의 장례식에서 그만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산산조각이 난다.
장례식 이후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커피와 차를 마시던 중, 커피를 마셨던 큰 딸인 사와코가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뒷마당에서 놀던 손자 요시오는 독이 든 초콜릿을 먹고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9명이라는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벌어진 대담한 살인 행각에 혀를 내두르며 범인에 대한 단서를 조사한다. 그러던 중 큰 사위 하루시게의 재킷에서 손자 요시오가 먹었던 초콜릿의 포장지 조각이 발견되며 그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증거가 남겨진 정황이 허술하기 짝이 없고 ( 누가 단서를 자신의 재킷에 남겨놓겠는가? ) 탄탄대로만이 남은 마당에 하루시게가 가족을 독살할 이유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 내 생각이지만 ) 하루시게가 범인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자신이 범인임을 순순히 자백하고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 사건은 이대로 끝날 것 같지 않다. 과연 그가 범인이 맞을까? 그가 아니라면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이 책은 살인이 발생하고 하루시게가 감옥에 갇힌 이야기를 빼고 나머지는 하루시게가 가석방으로 감옥을 나온 후 누군가와 서신을 교환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살인 사건이 일어난 부분보다 서신 교환이 훨씬 더 긴장감 넘치고 스릴 만점이다.
독자들의 전두엽을 자극한다고 할까? 그전에는 변호사로써 법적 시스템과 좁은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던 하루시게는 감옥에서 많은 추리 소설을 읽고 다양한 범죄의 동기와 방식이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이미 가족들과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고 범죄에 의해 누가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지를 파악하게 된다.
그러나 범인을 추궁하거나 당장 밝히려고 애를 쓰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게 되는 터, 서신을 교환하는 와중에 조금씩 살인범에 대한 윤곽을 그려내게 된다. 이미 살인범이 누군지를 대충 파악을 한 뒤, 서신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누군가와의 추리 싸움이 독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는 책 [기만의 살의] 범죄라는 큰 퍼즐이 조금씩 맞추어지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끝까지 읽기 전까지는 범인이 누군지, 동기가 무엇인지 절대로 파악할 수 없는 소설.
그리고 범인과 범죄 동기를 알았을 때는 너무나 경악하게 되는 이 소설.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