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바통 4
김이설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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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막하고 차가운 불안의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

우리 '를 지켜낼 수 있다면 "

수년 전 큰 회사를 다니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다. 실적이 바로 드러나고

하루하루가 피 말리던 시절, 내 유일한 안식처는 바로 요가 학원이었다.

노련한 선생님의 지도 아래,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고 천천히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과 불안은 어느새 사라져있고

검게 그을렸던 마음은 어느새 투명한 빛으로 가득 차는 듯했다.

그렇게 요가는 나에게 치유를 안겨주었다.

단편집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는 " 요가 "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 요가 "와 관계되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다. 요가라고 하면

우선 인도와 갠지스 강 근처에서 수행하는 요기들이 떠오르고, 조용한 스튜디오에

레깅스와 가벼운 상의를 입은 여성들이 차분하게 운동하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에는 태권도 관장님이 기합을 넣어가며 가르치는 요가가 등장하고

전생을 거듭한 길냥이 + 인간이 나오기도 하며, 층간 소음 이야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현실을 반영한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다는 이야기다.

첫 번째 단편 [요가하는 여자]의 혜나 엄마는 소윤 엄마의 소개로 매우 저렴하게

요가를 배울 수 있다는 학원으로 거의 끌려오다시피 한다. 그런데 매끈한 몸매의

여자 선생님이 차분하게 동작을 알려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50대 남자 태권도 관장님이 기합을 넣고 호통을 쳐가며 요가를 가르친다. 며칠을 혼란스럽게 요가 학원 ( 정확히 말하면 태권도 학원)을 오고 가던 혜나 엄마에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무렵, 그녀는 소윤 엄마가 자신을 이 학원으로 데려온 이유를 알게 되는데....

* 요가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가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함인데,, 호통치고 기합 넣는 선생님이라니 무엇보다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야 하는 요가인데.. 주인공을 마냥 응원하고 싶은 이야기

세 번째 단편 [요가 고양이]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일이 끊겨버린 뮤지컬 배우 "류"가 주인공이다. 길고양이가 가득한 이태원에 살고 있는 그는, 이태원 상인들을 고양이로 비유해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상한 체험 속에서 " 류"는 최초의 요가 고양이였던 바스테스 고양이의 후손을 만나게 되고, 그 고양이가 겪은 9번의 전생을 함께 체험하게 되는데...

*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의 유연함과 민첩함을 보고 있노라면, 전생에 요가 선생님이

틀림없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요가를 배운 지도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작 하나하나를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

느꼈던 성취감과 안정감이 떠오른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작들은 고양이 자세와

견상 자세와 같은, 몸을 쭉 펴는 자세들이었다. 이런 자세들을 하고 나면 하루를 보내며

느꼈던 피로와 스트레스들이 사라지면서 불안감도 많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었다.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들고,

반대로 건강한 마음을 갖춰야 몸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코로나로 인해서

세상이 지쳐버린 느낌이다.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와 같은 책을 읽으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보면서 마음을 안정시켜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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