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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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마다 모여서 잔혹 소설을 읽는 동네 북클럽 5인방!

새 이웃으로 위장한 뱀파이어로부터 동네를 지키기 위해

유혈 낭자한 임무를 수행하다! "

북클럽에 모여서 토론하기를 즐기는 순진한 책쟁이들이 과연 무시무시한 뱀파이어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강렬한 눈빛과 서늘한 분위기로 사람을 홀리는 뱀파이어 앞에서 기절이나 안 하면 다행일 것 같다. 그런데 이 호러 북클럽에 모인 5인방은 뭔가 다른 듯하다. 집에서는 학대받는 아내, 아이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엄마이지만 그들의 호기심과 추리 능력 그리고 우정과 연대감은 지붕도 뚫을 듯 강하다.

먀낭 읽기 쉬운,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섬뜩하고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가득한 호러 소설이긴 하나 그 뒤에는 부조리한 세상을 돌려까는, 블랙 유머가 숨어 있다. 불행한 결혼으로 인해서 가슴 앓이 하는 여자들의 애환을 풀어주고 은근 슬쩍 주위 사람들 ( 남편이나 시어머니 ) 를 재치있게 비판하는 소설이랄까? 어쨌건 이 책은 여성의 관점으로 풀어낸 서사이고, 여성들의 뜨거운 우정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단순히 뱀파이어와의 전투를 다루는 장르는 아니라는 말씀.

미국 남부에 사는 평범한 5명의 가정주부들이 모여 북클럽을 결성한다. 일상에 찌든 그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로 잔혹한 범죄 소설을 읽고 토론을 벌인다. 주인공인 퍼트리샤는 간호사로 일하다가 결혼 직후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일중독자에 오만 방자하고, 두 아이는 그녀를 개무시한다. 게다가 함께 살게 된 시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어서 뒤치다꺼리가 만만치 않다.

불만스러운 삶 속에서, 북클럽과 친구들만이 그녀의 유일한 위안이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인생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던 그때! 이웃에 살던 노부인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공격을 당하게 되는 퍼트리샤. 그 일을 계기로 노부인을 돌보러 온 조카 제임스를 알게 되는데, 제임스는 준수한 외모에 신비감도 풍긴다. 그를 본 순간, 퍼트리샤는 일상에 활력이 돋는 걸 느끼면서 그를 북클럽에 초대한다. 그리고 유년기에 당한 사고 때문에 햇빛을 볼 수 없다는 그를 위해 여러 심부름까지 하는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가 나타나면서부터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이 계속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 책을 읽으니까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줬던 [ 델마와 루이스 ] 나 [ 돌로레스 클레이본 ] 같은 영화들이 생각났다. 주인공 퍼트리샤를 비롯하여 다른 친구들이 완벽한 추리력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남편들은 그녀들의 의견을 묵살하기만 한다. 여자들을 존중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들이 빨리 죽던데...... 하여간 미스터리한 실종과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북클럽 여성들은 똘똘 뭉쳐서 사건 해결에 힘쓴다.

평소에는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묵살당하느라 감춰놨던 추리력을 발휘하는 북클럽 멤버들! 그들의 우정과 연대감이 너무 보기 좋았다. 뱀파이어나 좀비 등이 등장하는 시리즈들이 그렇듯, 끔찍하고 잔혹한 장면이 등장한다.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장애물이 계속 등장한다. 하지만 아줌마들이 뭉쳤을 땐, 그 어떤 슈퍼히어로들 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얼마 전에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히트를 쳤듯, 이 책도 시리즈로 계속 출판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클럽이라는 지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찔한 사건들.... 그리고 이어지는 추리.. 그리고 결전!!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되는 소설

[ 호러 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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