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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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어둡기도 하고 다채롭기도 했던, 온갖 감정의 색깔로 물들었던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물론 다른 아이들도도 그랬겠지만 그때 몰아쳤던 감정의 폭풍은 지금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의 한 X 1000 배?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도통 오르지 않는 학업성적과 갈피가 잡히지 않는 진로, 그리고 제일 큰 것은 친한 친구과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도저히 깊이를 알 수도 없는 외로움..... 그게 제일 컸던 것 같다.

[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에는 이야기를 먹어치우는 괴물, 화괴가 등장한다. 이 괴물은 학생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도서관에 숨어들어 책 속 이야기를 훔쳐먹었는데, 주인공인 도서 부장 세월이에게 책을 훔쳐먹는 장면이 딱 걸리면서 책 속 이야기 대신 친구들이 잊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먹기로 합의를 본다. 사실은 괴물 화괴였던 혜성이와 도서 부장 세월이는 함께 고민 상담부라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최면을 이용하여 없애준다는 활동을 시작한다. 거기에 덩달아 소원이라는 아이도 함께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 상담부의 문을 두드렸던 해원이는 집에서 아버지도 의사 그리고 형과 동생도 이미 의사의 진로를 정해놓은 학생이다. 그러나 해원이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평생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결사 반대를 하고 있는 중이고 엄격한 집안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그 단어를 꺼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소설가라는 꿈과 집에서 정해준 의사라는 진로 사이에서 갈등하던 해원이는 차라리 모든 것을 잊고자 하는 바램으로 소설가에 대한 꿈을 잊게 해달라면서 상담부로 찾아오는데....

청소년이 직접 친구들의 고민을 상담해준다는 설정이 참 신선한 듯 하다. 그리고 화괴라는 괴물이 사람에게 직접적인 상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뜻 들어보면 친근한 듯도 하다. 그러나 무당의 딸로서 감과 촉이 매우 발달한 친구 윤소원은, 다른 아이들은 알아보지 못했던 화괴인 혜성의 존재를 알아본다. 그리곤 세월이에게 경고를 한다. 다른 이의 기억을 먹어버리는 것으로서 존재감을 아예 상실하게 만드는, 어쩌면 아주 무시무시한 괴물인 화괴를 조심하라고... 그러나 아이들의 상담을 해주면 해줄수록 이 외로운 3명이 서로 친근해져 가는 모습이 눈에 보일까? 

과연 화괴가 아이들의 기억을 먹어주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아이들은 진로문제부터 시작해서, 짝사랑,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학업성적 등등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마음 앓이를 앓고 있었다. 화괴가 당장은 그들의 기억을 없애줘서 겉으로 보기에 평화를 찾는 듯 보여도, 사실은 꼭 성장을 위해서는 꼭 거쳐나가할 과정을 억지로 없애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청소년 과정은 괜찮은 어른, 혹은 그냥 평범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어두워보이는 통로가 아닐까? 옆에서 고민을 그냥 들어주는 친구만 있어도 어두운 복도를 나아가게 해주는 호롱불이 있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힘들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아름다운 소설 [ 너의 이야기를 먹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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