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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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살아있는 한 탈출을 포기할 수 없다.

레나, 나는 당신을 대신할 수 없어! "

이 놀라운 책을 단 한 마디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바로 위의 문장이 아닐까? 로미 하우스만의 데뷔 소설인 이 [ 사랑하는 아이 ] 는 사랑과 트라우마라는, 인간 본성을 강렬한, 저자만의 시각으로 꿰뚫고 있다. 그녀가 TV 방송 제작 회사에서 편집국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사건의 피해자들 ( 성폭행, 전쟁, 학대 등등 ) 과 인터뷰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리뷰를 잘못 했다가는 온갖 떡밥들이 노출될 것 같지만, 최대한 조심해서 줄거리를 이야기해보자면, 한 여인이 납치범에게 잡혀있다가 도망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병원에 실려갈 때 그녀는 딸인 한나와 함께 있었다. 구급대원에 한나에게 엄마의 이름을 물었을 때 ' 레나 ' 라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여인은 누구이고 어떻게 교통 사고 현장에서 한나와 함께 있었을까?

병원에서 그녀의 진짜 이름이 야스민 그라스 라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경찰의 어떤 질문에도 속 시원히 답을 못 하는 그녀. 경찰 쪽에서는 야스민이 13년 전에 실종되었던 젊은 여성 ' 레나 ' 일 거라고 착각하고 ' 레나 ' 의 부모인 마티아스와 카린 벡에게 연락한다. 희망을 품은 채 병원으로 달려온 부모,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긴 했어도, 아버지 마티아스는 그녀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장 알게 된다. 하지만 한나는 실종되었던 딸 ' 레나 ' 의 판박이였다. 이게 무슨 일일까?


이 소설은 야스민, 마티아스 그리고 한나라는 3명의 화자 구도에서 서술된다. 트라우마의 영향인지, 한나는 조금 남다른 모습을 보인다. 매우 지적이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소시오패스같은 느낌을 풍기는 아이다. 야스민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이 붙들려있던 오두막집과 자신이 어떻게 그 집을 탈출했는지를 설명한다. ( 스노우볼로 괴한의 머리를 내려침 ) 한나는 아직도 남동생 요나단이 오두막집에 있다는 설명을 하는데, 간호사의 질문이나 경찰의 질문에 대한 대답 혹은 그녀의 생각이 다소 섬뜩하다. ( 뭔가 소름끼치는 아이 )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진실이 이야기 속에 숨어있다는 걸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저자 로미 하우스만은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어내는 방법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너무나 잘 표현해낸다. 그러나 아무리 상처가 크다고 하지만, 13살 밖에 되지 않은 한나의 반응은 정말..... ( 읽어보셔야 아심 ). 그리고, 사건 이후, 야스민은 심각하게 예민해져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세상을 피하며 집에만 박혀있게 된 그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익명의 쪽지가 날라오기 시작하는데...

다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인데,, 야스민이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발생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뒤로 가면 갈수록 독자들을 더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 모두가 숨기고 있던 진실이 드디어 밝혀지면서 독자들은 경악과 충격 속에 입을 다물 수 없게 된다. 등장 인물들 모두는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고 호감 가는 인물이 없었지만 그래서인지 책이 더욱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도대체 세상에 믿을 놈이 있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 책 [ 사랑하는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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