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안갑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ㅣ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5월

전작 [ 시인장의 살인 ] 으로 유명한 이마무리 마사히로 저자의 [ 마안갑의 살인 ] 을 읽게 되었다. 시인장의 살인에 좀비가 등장한다고 해서 ( 좀비물 좋아합니다 )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거꾸로 읽게 될 줄이야. ( 시인장의 살인 읽을 예정 ) 이 [ 마안갑의 살인 ] 이라는 책은 전형적인 밀실 살인 사건, 즉, 흔히들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장르에 속한다. 폐쇄된 공간 속에 한정된 숫자의 사람들이 있고, 그들 중 반드시 범인이 있다!!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 모를 자신의 운명을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고 그러는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는데, 이 책이 다른 밀실 추리에 비해서 더 흥미로운 점은 초능력과 예지능력이라는, 좀 더 신비하고 오컬트적인 요소가 숨겨져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존경하는 초능력자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던졌고 그 예언에 따라 하나하나 죽음의 잔치를 벌이는 사람들...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같은 대학 미스터리 동호회 멤버인 히루코와 하무라. 미스터리하고 불길한 일을 끌어당기는 체질을 타고난 추리 천재 미녀 히루코와 잠이 많은 그녀를 깨워서 수업을 듣게 하는 프로 수발남 하무라. 전작 시인장의 살인에서 좀비와 대결했던 그들이 이제는 초능력자와 그들의 예언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해결하고자 길을 나섰다. 오컬트를 취급하는 잡지책 [ 월간 아틀란티스 ] 에서 받은 한 편지는 한 예언자가 6월에 일어난 오사카 화재 사건과 히루코와 하무라가 휘말렸던 사건 [ 사베아 호수 집단 감염 테러 사건 ] 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예언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뒤이어 밝혀진 사실! 그 예언자는 다름 아닌 M 기관에서 세운 한 초능력자들을 육성해내기 위한 실험 시설 출신이라는데,, 도대체 이 M 기관은 무엇이고 초능력자를 육성해냈다는 것은 진실일까?

이 미스터리를 더 파보기 위해 실험 기관이 위치한 한 산간 지역 마을로 향하는 그들. 가는 도중에 오토바이에 기름이 떨어졌다거나 성묘를 왔거나 혹은 차가 고장나서 마을로 가는 도중에 고립된 이들을 각각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을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어찌어찌해서 찾아간 마안갑은 창문 하나 없고 우중충한 콘크리트 건물이라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어쨌든, 드디어 마안갑에 입성하게 되는 사람들, 예언의 주인공 사키미 여사와 그녀의 수발을 드는 핫토리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정말 위대한 초능력자인 사키미 여사가 사건의 발생을 예언한게 맞는건지, 아니면 거대 세력의 음모에 의해서 계획되어진 사건인지, 이제 미스터리를 밝힐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미사키 여사가 내린 무시무시한 예언 - 11월 마지막 이틀 동안 마안갑에서 남녀 각각 두명씩 네명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 - 이 드러나고, 그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그들이 건너온 목조 다리가 누군가가 지른 불에 전소되어 사라지고 마는데... 이제 정말로 마안갑에 갇혀버린 그들. 전화도 불통이고 다리도 사라졌다. 히루코와 하무라!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사실 클로즈드 써클 미스터리는 한정된 숫자의 사람들 안에 반드시 범인이 있다는 것을 깔고 가기 때문에 다른 추리에 비해서 오히려 쉬운 경우도 있지만, 이 [ 마안갑의 살인 ] 의 경우는 추리적 요소에 예지 능력이라는 오컬트적 요소가 첨가하여 더욱 더 내용이 흥미로워진 듯 하다. 논리적 추론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신비주의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대해야할지 조금 헷갈렸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작가가 그동안 뿌려놓은 떡밥들이 모두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면서 모든 퍼즐이 한꺼번에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예지능력이나 초자연적인 요소들은 다소 비논리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런 소재들을 가지고 이렇게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도 작가의 뛰어난 능력 덕분인 듯 하다. 사건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히루코와 하무라.... 다음에는 또 어떤 사건을 가지고 등장할 지.. 후속작이 너무나 기대되는 책 [ 마안갑의 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