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는 손님들이 들어야할 음악을 콕 집어내는 기이한 능력이 있다.
문제를 가진 손님들의 감정을 진단한 다음, 문제를 해결할 음악을 골라주는데
조건은 무조건 " 엘피판 " 만! 그는 반짝거리는 새로운 물건인 CD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대할때도 약삭빠르고 일을 잘 하기보다는, 키트처럼 어딘지 서툴러보이지만
성실하고 진지한 사람을 고용한 프랭크.
이 이야기의 배경은 1980년대 말이고, 약간은 괴짜스럽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상인들로 가득한 유니티 스트리트이다. 주인공은 엘피판만 취급하는 프랭크이고
그는 작은 뮤직숍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 그 외에도 종교 장식품을 판매하는
전직 신부 앤서니와 투덜이 타투이스트 모드 그리고 폴란드 제빵사와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두 형제 등등 조연들이 이야기의 감초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평범했던 프랭크의 삶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한 인연으로 인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다. 완두콩색 코트를 입은 한 젊은 여성이 프랭크의 뮤직숍
창가에 서 있다가 갑자기 기절해버린 것. 쇠락해가는 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기는 한 여자가 나타난 순간,, 이 거리의 에너지는
한꺼번에 바뀌어버린다. 긴 목에 깊고 검은 눈동자를 가진 이 여인...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한편 유니티스트리트는 현재 부동산 개발업자의 타겟이 되어버렸다.
이곳에 살고 있는 괴짜들, 즉 부적응자들은 함께 모여서 집회를 하는 등
뭉쳐서 저항하면 충분히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삶의 터전을 되찾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이들 공동체를 응원하긴 하지만,, 글쎄.......
어쨌든 레이철 조이스라는 작가는 비록 쇠락했지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 훈훈한
공동체를 독자들이 꼭 살아보고 싶은 동네로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녹색 코트를 입고 온 그 여인? 그 여인과 프랭크와의 관계는 어떻게 된 걸까?
혹시나 로맨틱 코미디를 상상했던 독자들은 조금 실망감을 맛보았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책은 가슴 찡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피식 웃게 만들었다가 잠시 후엔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니까. 이 책은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이런 류의 책, 감동적이면서도 코미디적 요소가 있는 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읽고 나니까 이 책의 메세지는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결국 인간은 모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