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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갇히다 - 책과 서점에 관한 SF 앤솔러지
김성일 외 지음 / 구픽 / 2021년 1월
평점 :
책과 서점에 관한 놀라운 상상력이 모인 SF 작가 8인의 단편 모음집
책과 독서를 사랑하고, 그 중에서도 SF 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인 [ 책에 갇히다 ] 는, 책을 주제로 8편의 주옥같은 SF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책이 SF 소설의 주제가 되다니, 자칫 많이 밋밋하고 심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가들의 엄청난 상상력이 기반이 되다보니 때로는 감동적이고 때로는 흥미진진하고
때로는 독특한 감성의 단편들이 실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SF 소설을 읽다가 울컥했던 적은 처음인 듯 하다.
김성일 저자의 [ 붉은 구두를 기다리다 ] 에서는 지구 멸망으로 인해 책을 잃어버렸지만
이야기의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한 부족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문득, 문화 보존의 노력이 치열한 그 부족이 한민족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 김성일 ; 붉은 구두를 기다리다 ]
주인공 푸른소가 머무르는 이 공동체는 제사를 지내는 동안,
이제는 사라진 책이 남긴 조각 조각의 이야기를 구전으로 남기는 전통이 있다.
지구가 멸망하고 로봇에 의해 잠식된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로봇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동시에 사라진 문화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푸른소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는데 비하여,
붉은 구두는 극적효과를 더해서 감칠맛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결국 다음 제사장의 역할이 푸른소에게 맡겨지고,
제사장 자리 경쟁에서 낙방한 붉은 구두는 공동체를 떠나야할 운명에 처하게 되는데....
[ 붉은 구두를 기다리다 ] 는 지구가 멸망하고 문명이 사라진 뒤의 일을 다루고 있긴 한데
차가운 로봇과 A.I. 가 난무하는 세상을 다루는 이야기만큼이나
독자로 하여금 먼 미래를 상상하게 해준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해서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이 파괴된 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문명이 파괴된 후 문화는 어떤 식으로 보존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충분히 답을 해줄 만한 단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푸른소와 붉은 구두와의 평생에 걸친 인연과 붉은 구두의 뭐랄까?
사명감? 이런 부분때문에,, 읽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정성과 노력이 금방
이해가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곁을 쉽게 내어주려하지 않는 연인을 비로소 이해함과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종이책의 권리를 이 세상의 한 켠에 두려고 결심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작품, 오승현 작가의 켠도 재미있게 읽혔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력으로 가득한 작품들... 책에 푹 빠져버린,
짝사랑도 불사하는 작가들만이 쓸 수 있는 단편들로 가득한 책
[ 책에 갇히다 ] 에 오늘 빠져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