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숭배자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8
민혜성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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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은 과거의 토대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많은 공상 과학 소설들이 인류의 역사 ( 특히 전쟁의 역사 ) 와 나라간의 지정학적

혹은 정치적 역학 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느꼈는데, 이 작품 [ 왼손의 숭배자 ] 도 읽자마자

과거의 혹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보이지 않는 권력 관계를 다루고 있는 듯 보였다. [ 왼손의 숭배자 ] 는 인류가 지구를 떠난 후 새롭게 자리잡게 된 터전인, 데지레 성계, 그 시리즈의 시작 부분에 해당된다.

일단 어떤 계기로 인해 지구를 떠난 인류는 ( 특히 동아시아 3개국 ) 각각 3개의 함대에 나뉘어타서는 데지레 성계를 발견한 뒤, 각각 자신들이 찾아낸 행성에 터전을 일구고 잘 먹고 잘 살고 싶었지만 인류의 역사에 전투와 전쟁이 끊이지 않았듯, 지구와 200광년 떨어진 이 슈퍼지구들에서도 각 행성 사이에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성계 전체를 아우르는 제국에 해당하는 연합국이 조상의 이름과 성을 따르지 못하게 하고 컴퓨터가 무작위로 뽑은 이름을 가지게 만든 일로 인해서 전쟁이 벌어졌다든지 하는 것들.. 그런 멍청한 결정을 내린 연합국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처음부터... ( 제국주의의 주체성 말살 작전 떠오름 - 일본? )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 보니까, 자꾸 제국주의가 머리에 떠오르고, 문명의 이기에 의존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떠오르기도 하고,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왜! 왜! 아직까지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가? 혹시 일본도 [ 왼손의 숭배자 ] 인가? 하는 생각이 막막 들기도 하고 하여간 그랬다.






주요 스토리라인을 말하자면, 20년전, 발전된 테크놀로지를 소유하고 있던 외계 종족인 디우틴이 워프 드라이브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행성 한을 공격하여 초토화시킨다.

훗날 이른바 ' 빅 크러시 ' 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때 목숨을 잃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도 어디론가 끌려가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그때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은 조슈아 권은, 한 정의로운 외계인에게서 받은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 웜홀 생성기, 워프 드라이브 등등 ) 함대를 보유한 채,

연합군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다. 그가 저항군을 형성하여 연합군에 대항하는 이유는 뭣일까?

이 소설에는 정말 많은 종족과 사람들,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른바 데지레 성계 시리즈의 시작점인만큼, 대서사의 첫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혹시나 속편을 읽게 된다면 등장인물을 나름대로 쫙 정리하고 그들의 외모를 대충이라도 그려서

이미지화하면 그들 각각을 구분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듯 하다.

연합군에 대항하는 많은 종족들, 디스카디드, 뿌리복고파, 광산 조합 등등 에 속한

많은 인물들의 얽키고 설킨 관계도를 좀 참고해야 이 방대한 이야기가 그나마 머리 속에 잘 자리잡을 듯 하다. 책을 읽다가 잠시 정신이 산으로 가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뿐 아니라 전투장면이 조금 산만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최첨단 함대들과 우주선들의 전투씬이 명료하게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 부분은 독자인 나의 무식을 한탄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등장인물들이 쓰는말 “ 포스가 함께 하기를 ” 에서의 포스는

어두운 힘을 의미하는 것을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어두운 힘을 탐하는 자가

등장한다.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로를 밀어내거나 

당기는 힘이 존재한다. 선 혹은 악,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의지가 많이 작용하지만

우연과 사고에 의한 것도 있는 것 같다.

[ 왼손의 숭배자 ] 는 SF 와 액션 그리고 정치와 철학이 묘하게 섞여있다.

인간에게 최첨단 함대를 줬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게 되는 지적인 외계인과

그에게 질의응답을 요구하는 다른 외계인들을 보면서

마치 그리스 시민국가의 한 원로원 회의? 법정? 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연합국과 크고 작은 전투들을 하며 맞서 싸우는 각 행성 부족들을 보면서

액션씬만 따로 모아도 한 편의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조금만 더 스토리가 다듬어지고 속편 그리고 후속편으로 이어지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고 생각된다. 마치 신작 SF 영화를 감상하게 느꼈던 소설

[ 왼손의 숭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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