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노벨
스티븐 리콕 지음, 허선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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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센스 노벨은 제목 그대로 " 말도 안되는, 허튼 소리 " 를 모아놓은 

농담같은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이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100년전 스티븐 리콕이라는 저자가 쓴 단편 소설집인데

작가이기도 하였지만 경제학자이기도 했던 저자는 참,, 뭐라고 해야할까?

톡 쏘는 듯한 청량감의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혹은 그의 농담은 마치 사이다와 고추가루를 섞은 것?

말하자면, 그의 이야기 속엔 당시 사회와 인간에 대한 비틀기, 풍자, 해학, 냉소, 

비판... 모든 게 다 들어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당시 그가 느꼈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글로 풀어냈다고 할까?

각 단편들은 마치 서커스 속의 촌극을 보는 듯 하다. 

일부러 주인공들을 바보처럼 묘사해놓고

독자들이 그들을 실컷 비웃게 하고 옆에서 같이 껄껄 웃는 

작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ㅋㅋㅋ

마치 코미디쇼의 슬랩스틱처럼 ( 서로 떄리고 맞고 기름에 미끄러지고 등등의 소동? )

 황당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독자들은 웃겨서 웃기도 하지만 정말 황당해서 웃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문학성이 높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이야기들의 장르가 매우 다양했기 때문이다.

1화 : 여기 해초에 묻히다 와 같은 탐험소설도 있고

8화 : 석면 옷을 입은 사나이 처럼 공상과학소설도 있다.

그리고 비록 진지하지는 않지만 

5화 하일랜드 아가씨 해나와 오처라처티 호수의 저주와 같은 로맨스소설에

6화 : 누가 범인일까? 와 같은 추리 소설도 있다.

이 중 인상깊은 단편들을 고르자면 

우선 첫번째 단편인 1화 : 여기 해초에 묻히다 ( 광활한 바다 위 대혼란 )은

보물을 발견하려는 야망에 가득 찬 선장과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듯한 젊은이가 주인공인데

이상하게도 이 둘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원들이 미스터리하게 바다에 빠져 죽는다.

바다를 잘 아는 이들이, 왜 자꾸 바다에 빠지는 것일까?

그 비밀은 보물과 관계가 있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눈을 의심케 만드는 황당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독특한 반전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데.. 결말이 비극적이긴 하나 

권선징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 R라는 지점은 모래 아래 보물이 묻힌 곳을 가리킨다.

보물은 스페인 화폐로 50만 달러이며,

갈색 가죽으로 된 옷 가방 안에 담겨 있으리니.”


2화 넝마를 걸친 영웅 ( 히스키야 헤이로프트의 고군분투 생존기 ) 은

일자리를 찾아 뉴욕으로 올라온 히스기야 헤이로프트가 가난하지만 순박한 청년에서,

살벌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잔혹한 범죄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히스키야가 넝마주이의 모습이었을 때는 그를 무시하고 괴롭히던 사람들이

( 어떤 경관에게 길을 물었더니 느닷없이 몽둥이 찜질을 한다 )

그가 강도짓을 하고 방화를 저지르고 사람들에게 권총을 난사하였더니

그의 잔인함과 비정함에 감탄을 하고는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운다.

당시 미국 사회를 전면으로 비판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경찰도 어찌 못하는 갱단들이 활개를 치던 시기였으니....


히스가야 헤이로프트는 자신에게 새로운 삶이 펼쳐졌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무시당하던 부랑자가 아니었다.

미국 범죄 세계에 발을 들인 순간이었다 ”

8화 석면 옷을 입은 사나이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쓴 이야기라기 보다는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기 위해서 쓰여진 것 같다.

이것은 미래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던 한 작가의 관점에서 쓰여졌는데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그는 실제로 어느 미래에 도달하여 있었다.

그 사회는 사람들이 일 할 필요도 없고 옷도 공짜로 받을 수 있고 ( 즉, 패션산업 사라짐 )

알약 하나만 먹으면 1년을 버틸 수 있는 유토피아였다!!

하지만 이 작가는 석면 옷을 입은 사나이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며

매우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 미래 사회가 진정 유토피아인가?

아니면 유토피아라는 껍데기를 덮어쓴 디스토피아인가?

위험과 스트레스, 힘든 노역, 씁쓸한 운명과

그로 인한 상심이 가득한 예전 삶을 올려주시오.

그 중요성을 이제 알겠소! 그 값어치를 이제 알겠소!

쉴 틈이 없는 삶을 돌려주시오!


허를 찌르는 듯한 작가의 유머감각... 당시 사회를 왁자지껄하게 풍자하는 듯한 이야기..

무려 100년 전에 쓰여진 이야기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는 단편들이 모여있는 책이다.

뭔가 기묘하기도 하고 독특한 단편집을 읽고 싶다면 오늘 이 책 [ 난센스 노벨 ] 을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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