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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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똑같다고요. 저뿐이 아니에요.

자신이 한 일을 모두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은 없어요.

어디에도 없다고요.

실패를 모두 후회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전부 돌이키려고 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살아요?

그래서 모두 이야기를 만드는 거예요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쓸쓸하고 고독함이 뚝뚝 묻어나왔던 이야기의 원래 느낌과는 다르게 소년의 마당에 가득핀 해바라기의 노란색이 눈에 가득하다. 그 뿐 아니라 여름 내내 찢어지게 우는 유지 매미의 맴맴 소리가 귓가에서 계속 맴돈다. 독자들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이 소설에서, S 라는 한 고독했던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층층의 미스터리를,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아이 미치오가 천천히 그러나 소름끼칠만큼 끈질기게 추적하며 풀어낸다.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될 때마다 마음 속에서 저절로 터지던 비명 소리..... 전혀 예상치 못했던 S 의 죽음의 비밀은 놀랍기만 했다. ( 그런데 책에서 밝혀진 S 의 죽음이 과연 진실일까? )

매미소리가 시끄럽던 어느 여름날, S 란 친구가 결석을 한다. 담임인 이와무라는 주인공 미치오에게 S의 집에 들러서 과제물을 가져다주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미치오는 목을 맨 채 죽어있는 S 를 발견하게 되고 놀란 마음에 학교로 달려와 이 사실을 담임인 이와무라 선생님에게 알린다. 학교는 발칵 뒤집어지고 이와무라 선생님과 경찰들은 함께 S 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놀랍게도 미치오가 봤다는 S 의 시체는 온데간데 없다. 미치오는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만약 S 가 죽은 게 맞다면 그 시체를 치운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한편, 미치오가 S 의 시체를 발견했을 무렵 ( 혹은 발견했다고 착각했을 무렵 ) 마을에서는 계속 개와 고양이와 관련된 흉흉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터지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 불쌍한 동물들을 죽이고는 다리 관절을 뒤로 꺾은 채 사체를 유기한 것. 도대체 누가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있었을까? 연쇄 살인범들의 대부분은 동물들을 죽이는 일 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동물들의 죽음과 S 의 죽음이 무관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미치오의 삶에 아주 묘한 일이 발생한다.

같은 아시아권이라서 그런지, 일본에도 환생이나 49재와 같은 개념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책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7일째 되는 날 무언가로 환생되고 그때 환생되지 않은 영혼은 7일 후에 다시, 아니면 또 7일 후.. 그런 식으로 49일이 지나면 무조건 어떤 식으로든 환생이 된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인지, 죽은 S 가 미치오 앞에 거미의 모습으로 턱하니 나타나서는 말을 건다. 그리고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추리를 시작한다.


"너무 믿지 말라는 거야. 지금 이 얘기는 어디까지나 내 추리고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야. 이게 정말인지 아닌지. 우리는 아직 몰라. 사람은 한번 이렇다고 생각하면 쉽게 그 생각을 바꾸지 못하거든.

그렇게 되면 앞으로 눈앞에 이 이야기하고 모순되는 어떤 게 나타났을 때 거기에 대응할 수 없게 돼.

말하자면 현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게 된다고."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중

이 책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 은 매우 독특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는 듯 하다. 추리와 판타지가 적절힌 결합된 형식이다. " 죽음 " 을 그리 개의치 않는 듯한 초연함과 " 환생 " 이라는 논리적으로 풀 수 없는 주제를 품은 이 소설에서는 S 라는 아이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조금씩 추적해나가며 비밀을 벗겨내는 아이 미치오가 있다. 이것이 과연 현실인가? 누군가의 공상인가? 라며 헷갈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거짓을 밝혀내고 조금씩 진실에 다다르는 아이 미치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정말 놀랠 놀자이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도 혹시 미치오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드는 건.... 왜 일까?

책의 전반에 음울함과 쓸쓸함이 짙게 깔려 있다. 서로의 고통을 함께 나누지 않는 사람들. 그 와중에 그 고통은 기이한 방식으로 공유되고 나누어져서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 된다. 진정한 아픔을 나누고 소통할 수 없기에 상처가 짓무르고 곪아서 결국엔 무서운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지.... 명탐정 코난에 버금가는 추리력을 가졌고 영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미치오의 활약... 책은 정말 재미있지만 사람들의 기이하고 음습한 마음 속 방이 자꾸 보여서 과히 상쾌한 독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쨌건 간에 적절한 공포감과 스릴 그리고 추리하는 재미까지 안겨준 소설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

* 출판사의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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