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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평점 :
“ 내 남편과 절대 헤어지지 마세요 ”
시대와 ‘ 불화 ’ 하는 그녀들의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함정
부잣집 며느리에다가 잘생기고 능력있는 훈남 의사의 아내로, 겉으로 봤을 땐 마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은 유카리가 실종된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가족들은 ( 시부모님, 남편 ) 일시적인 혼란에 빠지지만 경찰 조사에 의해서 묘연했던 그녀의 행방이 밝혀진다. 유카리는 어느 바닷가에 있는 료칸에 투숙해 있었고 료칸에서 홀연히 사라진 그녀가 남긴 것은 절벽 위 한 켤레의 신발이었다.
유카리는 왜 가족들에게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가출을 한 걸까? 그녀의 삶에 남들은 알지 못했던 우울함과 절망이 스며든 것일까? 절벽 위 남긴 한 켤레의 신발로 그녀가 자살을 한 것으로 추측한 경찰. 그리고 곧이어 바다에서는 한 구의 시체가 떠오른다. 전날밤 미리 숙박비를 모두 치렀고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했던 그녀... 정말 그녀는 자살을 한 걸까? 그러나 경찰 조사에 의해, 유카리가 료칸에서 홀연히 사라지기 전 누군가와 근처 식당에서 만난 사실이 밝혀지는데......
세상에나,,, 정말 완전한 범죄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할 만큼, 흥미진진했던 스릴러 [ 그녀들의 범죄 ].
이 책은 다양한 이유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인물들은 다 여성들이다. 그래서일까? 그녀들이 여성이기에 사회 내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불이익이나 차별 등등이 세심하게 잘 그려져있다.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 때문에 차별받는 직장 여성,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않은 남편과 잔소리 폭격기인 시어머니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 하는 여성 그리고 어린 여학생의 순수한 관심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남성의 이야기까지... 여성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는 고충들이 나와 있다.
한편, 대기업 홍보부에 근무하는 히무라 마유미. 그녀는 회사 소속 야구팀 선수들을 인터뷰하러 갔다가 야구공에 맞아서 뇌진탕으로 병원에 실려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다시 만나리라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인물인 진노 도모유키와 의시와 환자의 관계로 만나게 된다. 대학생일때 치어리딩 동아리에 속해있던 히무라는 진노가 자신의 후배에게 저질렀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그를 마음 깊이 혐오하고 있었다. 다시는 만나지 말길 바랐던 그를 이렇게 만나다니.....
그러나 진노 도모유키는 그 여학생이 누명을 씌웠을 뿐 자신은 결백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학 다닐때 짝사랑했던 히무라와 연인 관계를 맺길 바란다. 과연 히무라는 그의 말을 믿어도 될까?
이 책 [ 그녀들의 범죄 ] 에는 각각의 사연을 가진 여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여자들의 중심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스펙을 가진 남자. 잘생기고 친절하며 돈 까지 잘 버는 훈남. 그런 남자를 사로잡는 여자는 부와 지위를 한꺼번에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한 남자를 둘러싸고 여자들의 불꽃튀는 경쟁이 잘 그려진다. 하지만 그런 남자 때문에 상처입은 여자도 있지 않을까? [ 그녀들의 범죄 ] 라는 제목답게 이 책에는 복수를 위해 교묘하고 치밀하게 범죄 계획을 세우는 한 여자의 서늘한 옆모습이 내내 이야기 주변을 떠돈다.
결국 료칸 근처에서 유카리를 만났던 사람이 바로 남편 진노 도모유키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경찰은 그를 유카리를 죽인 주요 용의자로 확보하고 심문에 나선다. 하지만 진노 도모유키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극구 부인하고 우에하라 형사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느끼고는 진노와 잠시 사귀었던 히무라와 이제는 세상에 없다고 추정되는 유카리 주변의 탐문, 탐색하는데....
과연 그녀들은 복수와 완전한 범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아내고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훌륭하게 이끌어낸 작가 요코제키 다이. 사실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이 여성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왜일까? 마치 절벽 위에 걷는 듯한 여성들의 삶에 공감한 것일까? 치밀하고 탄탄한 범죄 스토리를 읽고 싶다면, 오늘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