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이 책은 인간이 나무에서 내려와서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호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채워진 이 땅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시작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기술을 점점 발전시켜 부족을 일구려는 진보론자의 아버지 에드워드, 진보를 무시한 채 현재의 삶에 안주하는 보수론자의 큰 삼촌 바냐, 세계여행과 모험을 즐기며 새로운 것을 찾기를 좋아하는 자유주의자 작은 삼촌 이안. 그리고 사냥의 장인인 첫째 오스왈드, 이 소설의 화자이자 철학자인 어니스트와 그의 아내 그리젤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알렉산더, 아버지를 닮은 진보주의자인 윌버가 있다.
에볼루션 맨(THE EVOLUTION MAN)은 인류의 조상이라 불리어지는 호모사피엔스의 등장 이후 인간이 “불”을 발견하면서 무서운 맹수들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사냥을 하여 날것이 아닌 배탈 걱정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고기를 먹게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두뇌를 쓰며 진화하려는 인류의 생존기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 불의 발견은 아버지가 며칠 째 집에 돌아오지 않았던 날에 이루어졌다. 하필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던 밤, 사나운 맹수들의 공격에 의해 가족들은 막내 여동생 페피타를 잃게 된다. 가족구성원 모두는 가족의 대장이자 중심이었던 아버지를 그리워하였지만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버지가 죽은 줄로만 안다.
“나는 정체불명의 외눈박이 짐승이 멀리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중략) 이윽고 밀림의 온갖 맹수들이 울타리 주위에 모여든 것처럼 보였을 때 그 정체불명의 짐승은, 의외로 작고 호리호리한 갈색의 그 두발짐승은 우리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환하게 주위를 밝혔다. 아버지의 손에 들린 그것, 나뭇가지 위에서 맹렬하게 타오르며 저 먼 밀림까지 기세를 떨치던 그것은 바로 불이었다.”
이들이 불을 손에 넣게 되고, 불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다른 부족들에 비해서 한 단계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불을 사용하게 된 이들은 주먹도끼나 방망이 그리고 창을 이용하여 사냥도구를 만듦으로써 작은 야생동물 뿐만 아니라 큰 맹수들까지도 근접하지 않고도 사냥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다만 너희와 누이들 사이에서 자손이 태어나면 문제가 되겠지. 유전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거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 애들과 짝을 맺기가 너무 쉽다는 거지. 그 아이들은 아무 때나 성욕을 발산할 수 있는 너무 쉬운 상대야. 우리가 문화적으로 발전하려면 어느 정도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필요해. 그러니까 너희들도 집 밖으로 나가서 여자를 다른 경쟁자들과 싸워 쟁취하든 해서 그 애를 데리고 오란 말이다. 이런 게 자연의 법칙이다.”
동족혼이 아닌 족외혼을 해야한다는 아버지의 주장과 거기에 동의하는 형제들. 이 때의 아내를 구하는 미(美)의 기준은 오늘날과 달랐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조각상에서 보듯이 풍만한 가슴과 큰 엉덩이를 자랑한다. 진화를 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이 맹수들에 비해서 우월한 존재라고만 볼 수 없다. 그래서 다산을 할 수 있는 여인들을 선호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한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거의 하마 수준인데! 최고야! 솔직히 이런 쓰레기장 같은 곳에 저런 애가 있을지 누구 알았겠어.”
불의 사용방법, 창과 활을 이용한 사냥도구의 발견 등 지식을 공유하지 않고 부족의 이익만을 위해 지식을 독점을 하려는 자와 주변 부족들과 공유를 하려는 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원시인과 현대인들이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면 나의 지나친 생각일까? 인류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 에볼루션맨 ].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