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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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것의 지분은 모조리 우주에 달린 일이 아니라

결국은 우리에게도 약간의 역할이 주어졌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것은 작은 우연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도요.

[ 128호실의 원고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정신없이 살다보면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우리의 삶은 우연과 신비로 가득차 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 양들의 침묵 " 으로 유명한 배우 안소니 홉킨스가 자신이 출연하고자 하는 영화의 원작을 찾아서 영국까지 날아가 서점을 뒤졌는데

허탈하게도 마침 재고가 없어서 책없이 미국으로 돌아와야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안소니 홉킨스의 친한 친구가 지하철에서 우연히 주운 책이 바로 그 원작이었고 게다가 그 책은 작가가 친히 영화를 위해 미국식 영어로 번역 작업까지 하던 책이었다는 이야기....

설명할 수 없는 힘 혹은 에너지가 안소니 홉킨스를 위해 그 책을 준비해놓은 것은 아니었는지...

이 책 128호실의 원고에서도 우연히 시작된 한 추적이 

누군가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30년전 잃어버린 미완성의 원고는 여러 사람들을 거치며 

각자의 인생의 행방을 바꿔놓았다.

영화 [ 슈가맨을 찾아서 ] 에서 대박 앨범을 만들어놓고 사라진 

한 미스터리한 가수를 찾는 것처럼

이 소설에서는 감동을 불러일으킨 한 원고의 주인과 그 미완성 원고의 

결말을 지은 작가를 찾는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한 명의 용감한 실천으로 시작된 이 여행에,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삶은 공유되고 따뜻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프랑스에 있는 보리바주 호텔 128호실에서 안느 리즈는 한 원고를 찾아낸다.

호기심에 읽은 원고 내용에 푹 빠져버린 그녀,,, 주인에게 그 원고를 돌려주기로 결심한다.  안느는 원고에 쓰여있던 주소로 돌려보내고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원고의 주인은 프랑스 파리 서쪽 교외에 사는 실베스트르 파메라는 남자.  그런데 30년 전에 쓰인 이 원고는 사실 미완성 작품이었지만 

어느새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서 뒷부분까지 쓰여져 완결이 되어있었다.

그렇다면 결론을 마무리 지은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이의 마음을 그린 이 작품의 두 번째 작가를 찾아나서는 여행이 시작된다.

사실 원고 주인인 실베스트르는 30년전에 캐나다에서 그 원고를 잃어버렸었다.  그 원고가 프랑스에 있는 한 호텔에서 발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거쳤을까?  실제로 원고는 여러 사람들의 삶을 거치면서 

각자의 사연을 싣고 세계를 여행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안느 리즈는, 가장 친한 친구를 동원하면서까지 원고의 완결자를 찾아헤맨다.  사실 사람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하는 안느 리즈의 성격이  이 추적기를 시작하는데 한몫 했겠지만,  책을 다 읽고난 지금!!!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신비스럽고 미스터리한 힘이 그녀로 하여금

추적하도록 이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편지로 시작되어서 편지로 끝나는 서간체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작품 [ 128호실의 원고 ] 를 읽고나니 매우 매력적인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서간체가 조금 지루하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는데

사람들이 편지를 통해 속내와 개성을 잘 드러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이 특히 감동적인 이유는 원고를 통해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주는 삶의 에너지? 따뜻함?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원고를 추적하는 가운데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이게 바로 삶이지.... 삶이 주는 선물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사람이 주는 희망과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128호실의 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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