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예술의 힘이 그런 것이 아닐까? 그림 속에 담겨진 에너지가 상상 이상으로 우리의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곤 한다. 시간이 없어 미술관을 자주 갈 수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책 [ 그림 처방전 ]. 부제목으로 [ 내 마음이 가장 어려운 당신을 위한 1:1 그림 치유 ] 라고 쓰여져있다. 즉,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또한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책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이유로 슬픔, 분노, 절망 그리고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통한 처방을 제시하는 저자 김선현.
저자는 20년 넘게 미술치료를 해오면서 ' 관계 ' 문제로 힘들어하는 것을 봐왔다고 한다. 특히 사람에 상처를 받고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지켜봐온 저자. 그는 말한다. 특정 그림에 눈길이 머무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정답이 없는 그림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는지 바라봄으로써 다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생에 사랑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저자는 주로 " 사랑 ", " 연인 관계 " 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상담을 하면서 만났던 환자들이 겪었던 트라우마가 주로 이 몹쓸 놈의 사랑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 이 몹쓸 놈의 사랑,,,, 사랑을 시작할 때, 사랑을 지속할 때, 그리고 사랑을 끝낼 때... 우리가 겪어야하는 괴로움과 힘듬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저자의 마음이 엿보인다.
그림 중에서 끌렸던 것들 몇 점을 짚어보자면 우선 아내를 깊이 사랑했던 샤갈의 그림이다.
그러니 잊지 않기로 해요.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 덕분에
당신의 하루가 반짝반짝 빛난다는 것을.
늘 변함없이 당신 곁에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혼자 있었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고독을 즐기는 여인이나 한가로이 풀밭을 거니는 연인들의 그림에 눈길이 머물렀을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지금,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이런 그림에 더 끌린다. 샤갈은 아내에 대한 감정을 종종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그림 속 케이크와 꽃다발을 들고 있는 벨라, 그녀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는 샤갈. 이 작품을 그린 이후 30년 가까이 서로에게 소울메이트가 되어주었다고하니... 그들의 애틋하고 깊은 사랑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것 같다.
멀리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란 쉽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꿔 이야기하자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란 늘 쉬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책 한권에 인생, 사람, 관계에 대한 통찰력이 오롯이 녹아있다. 저자는 말한다. 가끔은 백 마디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우리의 마음에 더욱 위로가 된다고. 나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부터, 자신의 몸에 자신없는 여자의 이야기까지... 그림 하나에 우리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아름다운 그림과 거기에 더해진 작가의 친절한 해설을 듣다보면 오래 묵은 마음의 상처가 금방 치유되는 듯 하다.
그림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그림 처방사, 김선현. 55점의 그림으로 당신의 마음을 읽고 치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