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가족
애덤 크로프트 지음, 서윤정 옮김 / 마카롱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추리와 스릴러 소설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반전에 있지 않을까? 독자들의 기대를 한꺼번에 뒤집는 충격적인 반전을 제시하면서 놀라운 결말을 이끌어내는 소설 [ 나의 완벽한 가족 ]. 저자 애덤 크로프트는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범인에 대해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한껏 이용한다고나 할까?

분명 꿈 속이었는데.... 꿈 속에서 저지른 사건인데... 현실이 되어버렸다. 망연자실한 채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쳐다보고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절망과 공포 그리고 두려움이 범인의 뒷통수에 생생히 묻어나는 범죄영화와 같은 소설... 그 속으로 들어가본다.

인간관계와 결혼생활의 허술함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불안을 폭로하고 있는 듯한 소설 [ 나의 완벽한 가족 ]. 열심히 쌓아올리면 올릴수록 빠르게 무너져내리는 모래성과 같은 인간 관계의 허무함을 묘사한다고 해도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범죄소설이나 본질적으로는 범죄보다는 아슬아슬한 주인공 부부의 결혼생활과 불안하고 초조한 그들의 심리 묘사를 훌륭하게 표현한, 완성도 높은 심리 스릴러라고 볼 수 있겠다.

여주인공 메건은 어렵게 얻은 소중한 딸아이 에비와 조용하지만 성실한 교사 남편 크리스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아니, 스스로에게 행복하다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는 걸까? 월급쟁이 교사 남편과 함께 찌들리듯 살고 있는 자신에 비해서 사업가 남편을 둔 덕분에 부유하게 생활하고 있는 여동생 로런, 그리고 그런 자신과 로런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저울질하는 어머니때문에 괴로운 그녀. 정말 지긋지긋한 가족들 때문에라도 남편에게 집착하게 된 메건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편 크리스가 집을 비우기 시작한다. 한적한 낚시터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오는 남편을 보고 있기가 괴로운 메건. 그는 도대체 왜 갓 태어난 아이를 놔두고 밖으로 저렇게 나돌아다니는 걸까?

그러던 어느날, 이 작고 조용한 마을에서 엄청난 사건이 발생한다. 마일리 마컴이라는 남자아이가 강가에서 목이 졸린채 죽은 상태로 발견이 된다. 우연의 일치인 걸까? 아니면 필연인 걸까? 남편 크리스는 마일리의 담임을 맡은 적이 있고, 청소를 하던 매건은 장롱 속에서 마일리가 그린 남편의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쓰레기통에서 시커멓게 말라붙은 피투성이의 낯선 모자를 발견하는 메건. 섬뜩함을 느낀 매건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모자가 마일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도대체 죽은 아이의 모자가 왜 자신의 집 쓰레기통에 있는 걸까?

그날부터 메건의 머리 속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언젠가부터 행동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한 남편 크리스. 단순한 성격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와 사랑에 빠졌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그는 그때의 그 남자가 아니었다. 완전 딴판으로 변해버린 그는, 갈수록 눈빛은 공허해지고 비밀스럽게 외출했다가 조심스럽게 집으로 돌아온다. 메건은 소름이 끼치는 동시에 불안감을 느낀다. 남편이 범인이라면 그가 범인이 맞다면!!!!,,, 그렇다면 매건 본인과 딸 에비도 언제 당할지 모르는 상황!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상 속으로 스며든 불안과 공포를 훌륭하게 그려낸 저자 애덤 크로프트. 굳이 살인 사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는 충분히 삶을 져버릴 수도 있는 공포를 경험한다. 행복할 줄 알았던, 그래서 웃는 얼굴로 출발했던 결혼 생활이 막장 드라마가 되어버리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종종 경험한다. 좌절과 실망감으로 인해 비이성적인 마음을 먹게 되는 경우도 있다. 괴물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살다보면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계기가 찾아오는 법. 콘크리트 같은 줄 알았던 삶과 현실이 회반죽처럼 흘러내릴때..... 우리는 과연 이성을 갖추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행복한 미소를 띤 가면을 쓴 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 나의 완벽한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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