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백선경 지음 / 든해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의 발달과 SNS의 급격한 성장으로 온라인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는 이유는, 글쎄, 인터넷 덕분일 수도 있지만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서 비교적 싸다는 부분 덕분이기도 하죠. 하여간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공구, 즉 공동구매를 하기도 합니다.

5인치 밖에 되지 않는 스마트폰 화면 너머에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잘만 활용하면 내가 원하는 상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인터넷의 약점을 이용한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잘못하면 사기를 당하고 돈을 떼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평범한 아줌마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공구를 하는 가운데 사기를 당하는, 일종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라?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졌습니다.

" 화영은 비가 내리기 전까지 질서정연하게 아버지와 딸로 맺어졌던 관계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변했음을 느꼈다."

“2005년 5월, 디자이너가 만들어준 ‘주부세상만세’라는 카페를 개설하고 김치판매를 재개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크게 2개로 갈라집니다. 이야기 하나는 새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화영이 그 몹쓸 짓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살아나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이지만 거구의 몸집으로 인해서 봉제공장 잡역부 일을 도맡아하던 콜린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후 살길을 찾아보다가 김치 판매 카페를 개설하는 내용입니다. 그녀는 제대로 취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특유의 감각을 이용하여 김치 카페를 열엇었고 이후 온라인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새로운 카페, 주세만 ( 주부세상만세 ) 를 오픈합니다. 그러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런 관련성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까요? 과연....

‘첫 공동구매를 시작하면서 5개가 한 세트인 돈가스 8000원짜리가 인간을 어떻게 지휘하고 길들이는지 똑똑히 보았다.

돈이 권력이고 지위인 세상에서는 돈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이용하고 누군가를 짓밟아 올라서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은 결국 그런 것들은 보여줍니다. 온라인의 어두운 면들. " 주세만 " 이라고 불리는, 콜린이 매니저로 있는 공구 카페에서는 온갖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 가짜 제품을 판매한다던가, 회원들간에 서로 질투하고 편가르기는 기본, 그리고 본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진실이 어느새 거짓으로 둔갑해 있습니다. 편리하게 살고자, 그리고 보다 싸고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고자 만든 온라인 공간이었는데 인간의 모든 어두운 면이 마치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버려지듯 투하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 주세만 " 을 만들었던 콜린은 그 카페를 없애고 " 크샨티페 " 라는 새로운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크샨티페는 악처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부인의 이름입니다. 그녀가 " 주세만 " 을 없애고 " 크샨티페 " 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평생 남자에게 당하기만 했던, 그녀의 불타는 복수심이 만들어낸 카페일까요? 그녀의 카페를 통해서 여자들이 공동구매를 하는 " 물건 "은 과연 무엇일까요?

“여러분! 크산티페에서 상처를 치유하십시오. 희망을 펼치십시오. 꿈을 이루십시오.“

“공구제품 10개 중, 일단 잘 길들여진 5명으로 첫 공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쯤되니 이야기의 커다란 두 줄기의 주인공,,, 화영과 콜린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둘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요? 새아버지에게 입은 상처로 인해서 남자들에게 복수를 해왔던 그녀... 화영의 복수는 계속 성공으로 끝날가요? 그리고 " 크샨티페 " 의 공동 구매는 온라인에서 계속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터넷상의 비열함과 저속함을 전달하려는 것 같지만 실질적인 메시지는 그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상처받은 영혼은 혼자 울다가 결국 우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단체 행동을 하게 됩니다. 단체 행동을 하게 될때는,, 무리의 공격성이 발휘되는 것 같아요. 울고 있던 화영과 콜린 그리고 많은 여자들은 오늘도 공동 구매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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