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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 - 1996 보스턴 글로브 혼북 대상 수상작 ㅣ 상상놀이터 8
애비 지음, 원유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9월
평점 :
현실에서는 절대로 마주치기 싫은 징그러운 생쥐들이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책을 통해 귀엽고 발랄하게 표현되어 온 귀여운 생쥐들. 할리우드 제작 애니메이션인 스튜어트 리틀이나 생쥐가 요리를 한다는 콘셉트인 라따뚜이에서는, 인간보다 더 지능적이고 귀욤귀욤한 매력을 풍기는 생쥐들이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그들은 밴드를 조직하여 공연을 펼치거나 고도의 미각을 이용하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 책 파피에서는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무서운 상황, 까딱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그리고 무시무시한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하여 모두를 구해낸 귀여운 어린 영웅이 등장한다. 작고 여리지만 강한!!! 파피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흰 앞발과 통통한 몸매, 분홍코를 가진 귀여운 암컷 생쥐 파피. 그녀는 무시무시한 권력자 미스터 오칵스가 지배하는 숲속의 그레이 하우스에서 아버지 렁워트가 이끄는 대가족 틈에서 살고 있다. 날카롭게 빛나는 눈과 매서운 부리를 가진 부엉이 미스터 오칵스는 생쥐를 잡아먹는 고슴도치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사실은 그들을 꼼짝 못 하게 통제하고 있다. ( 사실은 고슴도치는 채식주의자,, 미스터 오칵스의 정체는 무엇? 대중의 눈을 가리는 권력자? )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 오칵스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지 않고 ( 평소에도 그는 맹목적인 순종과 복종에 반항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 파피와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래그위드는 달빛이 비치는 언덕 위를 올라간다. 래그위드가 파피에게 프러포즈를 하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오칵스에게 그가 잡아먹히고 파피는 코에 상처를 입은 채 겨우 목숨을 부지한다.
한편, 그레이 하우스에서는 늘어나는 생쥐 수에 비하여 점점 식량이 떨어져가고 있다. 지도자인 아버지 렁워트는 이제 뉴하우스로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결심하고는 미스터 오칵스에게 허락을 얻기 위한 길을 떠난다. 그러나 오칵스는 거만한 몸짓을 보이며 허락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파피와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래그위드가 허락 없이 영역을 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말하여 혹시 파피를 자신에게 바치면 허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은근히 암시한다.
그날로 아버지는 자신의 서재에 틀어박혀 앓아눕고 진상을 파악한 나머지 가족들은 파피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한다. 이제 파피는 어찌해야 할까?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는 것이 마땅한가?
부엉이 미스터 오칵스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생쥐들을 손안에 넣고 흔드는 지배자를 상징한다. 그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순진한 생쥐들을 통제한다. 그가 뉴 하우스로 생쥐들을 이사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뉴 하우스라고 언급한 순간 사실 미스터 오칵스의 눈빛이 두려움으로 흔들렸었다.
아버지 생쥐 렁워트는 권력에 순종 복종하는 것만이 살길이라 생각하는 소시민을 상징한다. 그는 근면 성실할 순 있지만 어리석음으로 인해 현실을 바꿀 순 없다. 그러나 영리하고 통찰력 있으며 깨어있는 파피. 미스터 오칵스의 행동과 말투를 생각하며 그의 심리를 어느 정도 파악한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길을 떠난다. 오칵스가 두려워하는 것이 뉴 하우스에 있다고 믿고.....
이 책은 연약한 파피가 두려움이 몰려오는 상황을 물리치고 ( 딤우즈의 어둠을 뚫고 나아간다 )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을 극복하며 ( 거센 물살이 흐르는 강을 건넌다 ) 자칫하면 먹잇감이 될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 생쥐의 적!! 고슴도치를 만나다 ) 슬기롭게 빠져나와서 결국은 모두의 행복을 되찾아준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내 여동생 같은 귀여운 암컷 생쥐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그때그때마다 지혜를 발휘하는 장면에서 박수를 보내었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고 이런 동화나 우화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인 듯 같아 추천한다. ( 약간 아쉬운 점은 책 안에 삽화가 많이 없다는 것!! 그림이 좀 추가되면 좋을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