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 1 - 만신의 왕
김나임 지음 / 북치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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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을 풀지 못해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만신의 왕이 되겠습니다 "

무속신앙은 신비롭다.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구천을 떠도는 원혼을 도와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도대체 무속신앙은 어디서 비롯되었고 왜 생겨났을까? 무속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 번쯤 궁금해봤을 질문일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도 되듯 " 바리공주 " 만화책이 이번에 " 북 치고 출판사 "에서 출판되었다. 나는 무속신앙에 관심도 많고 만화도 좋아하니, 일조 이석!! 콩 먹고 알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에 임할 수 있었다.

바리공주 설화를 잠깐 설명하자면, 해동 조선국의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났던 그녀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오구대왕에 의해 버림을 받는다. 버려진 바리공주는 비리 공덕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서 자라게 되지만, 15년 후 큰 병에 걸린 오구대왕은 자신들이 버린 공주가 황천 땅에서 생명수를 구해다 줘야 살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녀를 찾는다. 부모님 소식을 듣고 그길로 황천길로 가서 생명수를 구해 오는 바리공주. 오던 도중 한 많은 원귀들을 보고 한없이 가여운 마음을 품게 된다. 그녀는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고, 부모님을 살리고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소원을 빈다. 한을 풀지 못해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싶다고.



그렇게 바리공주는 무당들의 왕이 되어 만신들의 섬김을 받게 된다. 길을 잃은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귀하디 귀한 바리공주.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그녀를 찾아 역시 인간으로 태어난 ( 남편이었던 ) 무장승과 함께 한 많은 이들의 넋을 달래주고 저승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만화에서 바로 그녀와 무장승 그리고 다른 감초 역할의 캐릭터들이 퀄러티 높은 만화로 잘 표현된다. 그냥 바리공주를 소설로 읽는 것보다 몇 배 더 생생하고 현실감 있다. 만화의 퀄리티 또한 매우 높아서 남주인공, 여주인공이 마치 드라마 주인공처럼 샤방샤방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스토리 덕분에 생긴 꿀잼에 +A 가 더해졌다고나 할까?



바리공주 시리즈에는 억울하게 죽은 원귀들이 엄청 많이 등장한다. 그중 1화 미명귀 편에는 표독스러운 시어머니와 우유부단한 남편 사이에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타살인지 자살인지 모를 죽음을 맞이한 전 며느리들 ( 며느리들 ? )이 원귀로 등장하여 현재의 며느리를 괴롭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미명귀에 대해서 잠시 소개하자면,

미명귀란? 결혼한 젊은 여자가 죽어서 되었다는 귀신. 미련이 남아 남편의 후처를 괴롭힌다.

후처가 병에 걸리면 미명귀의 짓이라 하여 무당을 불러 원혼을 달랬다. 심한 경우 시체를 파내어 불에 태우기도 했다.

4번째로 이 집안에 들어온 죄 없는 며느리 앞에 계속 나타나는, 원귀가 된 전 며느리들. 다양한 방법으로 죽은 그녀들은 죽었을 그 당시의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나 현재의 며느리가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게 옆에서 계속 괴롭힌다. 견디지 못한 그녀가 바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바리는 원귀와의 소통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내는데... 그런데 알고 보니 원귀들이 그녀를 괴롭힌 이유가 따로 있었다. 추리 소설 못지않은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한 미명귀편.



무속에 관심있거나 귀신 이야기를 퀄리티 높은 만화로 만나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바리 공주 설화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게 이 만화책을 추천한다. 만화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밤에 보면 약간 무섭긴 하지만 몰입도는 굉장하다. 이 책을 통해서 무속 신앙을 더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바리가 귀신과 소통하거나 굿을 하는 장면을 좀 더 잘 표현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어른들을 위한 만화책으로 손색없는, 무속신앙 만화 [ 바리공주 1 - 만신의 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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