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명의 블랙박스 - 내 인생의 딜레마 사주로 푼다
김희숙 지음 / 리즈앤북 / 2019년 8월
평점 :
여행지에 가기 전에 가이드북을 미리 보고 준비하듯이 인생길도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흔히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하지만 정답에 가까운 비슷한 답이 있을 순 있다. 사실 나는 평소에 고민이 생겨도 사주나 점을 자주 보러 다니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주위에 사업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로부터 사주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는 있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에 따르면 사주 상담을 받고 나서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상담가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을 듣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사업을 하는 친구라서 이런저런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 친구는 특별한 케이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걸어가야 하는 인생의 길, 울퉁불퉁한 험한 길보다는 좀 더 안전하고 보장된 길을 걸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주를 보러 가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 운명의 블랙박스 ]는 사주에 대한 이야기이긴 한데 사주의 정의 혹은 원리 같은 어려운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 어려운 입장에 놓였던 사례자가 사주를 보고 어떻게 정답에 가까운 좋은 가이드를 받고 가느냐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식의 진로를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부터 시부모님에게 학대를 받고 내적 갈등을 겪는 며느리의 이야기까지 매우 다양한 사례가 나와 있어서 쉽고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지은이 김희숙 님은 사주상담 경력이 15년을 넘어섰고 가정폭력, 이혼, 파산, 암 투병 등 본인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한다.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주를 통해 조언하며, 다양한 책 읽기로 인생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주고 있다고 한다. ' 운명은 나를 알고 행동하는 사람 편'이라 믿으며, 실천하는 상담사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다음은 책에 나온 사례와 상담가분의 지혜가 가득 담긴 상담 내용을 소개해본다.
사례 ) 고1 사주를 만나다
꿈이 없어서 우울해하고 자존감이 낮은 딸을 데리고 온 어머니의 이야기. 어딜 가도 좋은 사주라고 말하는 딸이지만 이상하게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없다. 상담가는 딸이 다섯 가지 기운이 골고루 들어가 있는 좋은 사주라고 설명한 다음 그 기운이 세상에서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지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 다섯 가지 기운이 하는 일을 볼게요. 남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고 창의력이 있고
배려하는 기운이 이렇게 하늘에 잘되어 있네요.
(..) 재물 그릇이 ' 역마 '라는 움직이는 기운과 합쳐져 있네요. 해외와 연관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이죠.
이것을 삶에 적용하면, 미래에 언어를 이용한 직업을 갖고 해외를 오가면서 재밌게 살 수 있다는 뜻이에요. (...) "
실제로 언어 쪽 공부를 좋아한다는 딸. 요즘 사람들이 다 한다고 해서 억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시킨다면 딸은 힘들 것이다. 차라리 언어를 배워서 해외와 연관 지을 학과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상담가는 말하고 있다. 그녀는 덧붙인다.
" 사주팔자에 나타난 사람의 삶은 모두 그 나름의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똑같은 그림은 하나도 없지요. 다른 풍경화에 기웃거릴 것도 비교할 것도 없이,
우리는 자기 풍경화 속 주인공으로 살면 됩니다.
사주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라고 말합니다. "
그냥 일반인의 눈으로 봐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사주풀이로 논리적으로 설명되니 그녀의 한 마디에 속이 다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데 직접 상담을 받아본 사람들은 느낌이 어땠을까? 십 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간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하는 게 맞지만 가이드북을 살펴보면서 개척하면 위험한 곳을 피하고 쉽고 안전한 곳을 택할 수 있다. 꼬인 운명 때문에 힘들고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시원하게 제시해주는 책 [ 운명의 블랙박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