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은 댓가를 현재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행복하지 못한 현대인들, 우울증이나 조현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에게 가하는 폭력 등은 내가 나와 친하게 지내지 못한 것의 결과라고 봅니다.
이 책 [ 나 자신과 친구되기 ] 는 얇지만 읽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습니다. 이 책을 쓰신 클레멘스 제드마크님은 신학자이자 철학자로서 우리의 삶이 내포하고 있는 깊이와 신비를, 많은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경험 혹은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영적이고 철학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것 같아요.
이 중에서 그가 많이 언급하는 사람이 잇사 그레이스라는 아기 천사입니다. 그녀는 에드워즈 병으로 인해 세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일찍 하늘나라로 떠납니다. 당연히 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역설적인 우리 삶의 신비를, 잇사가 가족에게 미친 영향을 빗대어 설명합니다. 잇사가 가족에게 준 아픔과 고통은 가족의 삶을 깊이있게 만들었습니다. 힘들어하면서 인간은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질병이 있기에 아프지 않는 삶에 감사하고 죽음이 있기에 삶을 축복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책 속 저자가 남긴 구절은 하나하나가 귀하디 귀합니다. 반복해서 읽으며 새겨들어야할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추상적이어서 첨에 대했을땐 다소 어려웠지만 구절을 읽는 것 만으로도 어두웠던 정신세계에 빛이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 잇사는 엄마 아빠에게 선물을 주고 떠났다.
잇사의 선물은 사람이 살면서 종종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므로
늘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 (21쪽)
" 그의 관찰에 의하면 모든 인간에게는 삶의 깊이가 있고
그 속에서 인간은 타인을 깊이 있게 만난다," (34쪽)
" 삶은 부서지기 쉽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중한 것을 부여잡아야한다.
삶의 깊이를 묻는다면 답은 한 마디로 소중한 것의 가능성이다." (66쪽)
" 성장이란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살다 보면 상처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쉽게 상처받는 능력은 무엇인가를 힘겹게 배우는 능력이기도 하다.
이것이 성장이다." (99쪽)
이 책 [ 나 자신과 친구 되기 ] 는 삶에 대한 희망을 쉽게 잃어버리고 허무해지기 쉬운 요즘같은 시대에 꼭 읽어봐야할 책입니다. 구절 하나하나가 피가 되고 살이 될 것 같아요. 반복해서 읽어보면서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백과사전의 무게와 깊이를 지닌 책... 나 자신과 친구되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