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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권하는 사회 - 주눅 들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두려움 없이 타인을 생각하는 심리학 공부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김진주 옮김 / 생각의길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고독(solitude)’은 ‘텅 빈 곳’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solitudo’에서 유래되었다. 고독의 감정은 개인의 이중관계(dual relation), 즉 자기 자신과의 관계와 타인과의 관계를 전제로 한다. 흔히 고독이라는 감정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듣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침묵이 시작되는 순간에 생겨난다.
말은 종종 타인을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말의 부재나 과잉의 순간, 또는 무응답의 순간, 고독이 생겨난다. 책에서 계속해서 점차 외로워지는 사회, 인간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시대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사회는 1인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말보다는 글, 전화보다는 문자나 SNS 채팅수단을 이용하는데 익숙하다.
더구나 혼족, 혼밥, 혼자놀기 등, 이 사회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자이기를 권하는 사회처럼 점점 변화하는 것 같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 가운데 외롭고 우울한 사람이 더 늘어만 가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사회는 개인이 고독을 자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오늘날 고독은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정에서가 아닌,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러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절망에서 비롯된다.
이제 친구들에게 얼마만큼 인정받느냐는 것이 곧 사회가 제시하는 성공의 척도가 되었다. SNS,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하여 ‘친구들’처럼 자기 자신에 만족하며 ‘쿨’한 사람이 되고자 하며, 그들이 가진 것을 갖고 싶어하는 모방욕망에 점점 사로잡힌 채 가상공간에서 위너(winner:승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의 노력은 스스로를 더욱 외롭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불안전하다고 느끼는 개인은 자신의 이미지가 타인에게 왜곡되고 나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이로 인하여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즉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충분한 안전감을 주는 견고하고 유연한 기반인 ‘안전기지’가 필요하다.
정신분석가 도날드 위니콧은 이를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표현하였다.(p211)
이러한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을 제안한다. 그 첫걸음은 자신과의 거리두기라고 한다. 자기애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어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으로 경청하기, 상대를 평등하게 대하기, 책임 인정하기, 비난 멈추기, 거짓자기 끊어내기, 대화를 시작하기를 제시하였다. 우리를 더욱 고독하게 만들었던 일상의 나쁜 습관들을 교정할 것을 저자는 권하고 있다.
고독에 대한 다소 학술적인 그리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이 책을 읽기에 다소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현대인들의 뒤틀린 자화상, 즉, 물질적 풍요는 가졌지만, 외로움, 우울함, 소리 없는 질병인 고독으로 고통 받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현행 사회학적 연구에서 1순위로 다루어지는 주제가 고독이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 현대인이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혼자를 권하는 사회 속에서 타인들과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