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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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십 다운. [반지의 제왕] 과 함께 영국 판타지 문학의 계보를 이를 새로운 고전으로 찬사받은 작품. 2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고 한 이 작품을 쓴 저자의 이름은 리처드 애덤스. 그는 1972년 두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이 작품 [ 워터쉽 다운 ] 으로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첫 배경은 토끼들이 옹기종이 모여사는 샌들포드 마을이다. 주인공은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을 가진, 허약한 토끼 파이버와 리더 기질을 가지고 있는 그의 사촌 형제 헤이즐. 파이버는 샌들포드 마을이 핏빛으로 변하는 환각을 보게 되고 그 환각에 지속적으로 시달린 후, 얼른 마을을 탈출해야 한다고 믿는다.

헤이즐은 긴가 민가 하지만 평소에도 파이버가 불길한 일을 정확하게 예언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를 족장에게 다급히 알리러 가지만, 족장은 애가 타는 두 형제의 간청 - 모두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 에도 콧방귀만 뀌며 무시하고, 도리어 족장과의 만남을 허락한 빅윅을 다그친다.

결국 헤이즐과 파이버는 자기들 만이라도 마을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고 함께 따라올 토끼들을 모집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족장에게 불만을 갖게 된 빅윅과 마을 생활에 불만을 갖게 된 블랙 베리 등이 있다. 빅윅은 머리에 텁수룩한 털을 가진 토끼인데 용기와 투지를 가진 토끼 부족 최고의 전사다. 그리고 블랙 베리는 침착하고 현실적이며 토끼답지 않은 영리함을 가지고 있다. 댄더라이언이라는 토끼도 함께 하는데 그는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토끼들에게 고난을 극복할 힘을 길러준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들의 여정은 만만치가 않다. 우선 강을 건너야 한다. 강을 사이에 두고 종종거리고 있는데 그들이 지나온 숲 속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왕왕 울린다. 어서 강을 건너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개의 이빨에 물어뜯길 지도 모른다. 어쩔 줄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르는 헤이즐 일행들. 그러나 널빤지를 이용한 블랙 베리의 재치로 강을 건넌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난 까마귀에게 쪼이는 약한 토끼들인 파이버와 핍킨. 하지만 힘쎈 빅윅과 실버가 까마귀를 공격하여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낸다.

이런 고생스러운 일을 겪어가며 길을 가던 중, 파이버가 던지는 예언 한마디.

“ 저기가 우리가 살 곳이야. 인간이 오지 않는 언덕. 저 언덕들과 우리 사이에는 짙은 안개가 가로막고 있어. 앞이 보이지 않겠지만 저 안개를 헤치고 나가야 해. 어쨌든 안개 속으로 들어가야 해.. 우릴 속여 길을 잃게 하는 안개 말이야 ”

주위에 안개 같은 건 없는데 이런 말을 하는 파이버를 보는 헤이즐은 알쏭달쏭 하기만 하다. 파이버는 이런 말을 뱉어놓고는 기억조차 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시 길을 나서는 무리들. 멀리서 들판을 찾아낸 헤이즐 무리들은 기쁜 마음에 들판으로 내려가 그들이 지낼 굴을 파기 시작한다. 그러나 굴을 파는 것은 원래 암컷들의 몫. 수컷들에 의해서 참으로 허술한 굴이 지어진다. 이래서 제대로 하룻밤이나 지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그들은 새로운 토끼를 만나게 되는데, 잘 먹어서 덩치도 좋고 윤기도 좔좔 흐르는 낯선 토끼. 그는 자신을 카우슬립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마을에 묵을 것을 권유한다. 그에게서 섬뜩한 기운을 느낀 예언자 파이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카우슬립을 따라가는 헤이즐을 비롯한 나머지 무리들, 그들은 과연 어떤 운명을 만나게 될 것인가?

사실 이 워터쉽 다운은 쪽수가 700쪽이나 되는 토끼 군단의 대장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들은 몇 번이고 모진 운명을 만나게 되고 그 때마다 자신 안에 있는 현명함과 재치 그리고 힘으로 그 상황을 극복한다. 비록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죽음만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뭔들 못 하랴! 풀만 뜯어먹고 똥만 싸는 뭔가 밋밋한 토끼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나는, 이 책을 계기로 모험하고 도전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가진 토끼들을 만나게 되었다. 엘릴 (적을 나타내는 말), 실플레이 ( 먹이를 먹으러 땅 위로 나가는 일 ), 엘-어라이라 ( 토끼족 전설 속의 영웅, 천의 적을 가진 왕자라는 뜻 ), 등등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똑똑한 토끼들.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얻기 위한 토끼들의 긴장감 넘치는 대장정....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을 토끼스러운 명랑하고 발랄한 모험의 세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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