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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양이와 살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기본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햄스터도 키워봤고 강아지도 키워봤다. 그 아이들도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했다. 그런데 고양이를 키울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 삶에 " 토토 " 라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 잡게 되었다.
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는 새침하고 도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우리 토토는 흔히 말하는 " 개냥이 " 였다. 꾹꾹이 열심히 하고 놀기 좋아하고 맨날 따라다니고 등등등.. 헐,, 이런 고양이가 다 있었네? 하며 감탄을 했었다.
그러니 .. 난 이 책을 읽으며 깊은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쿠다 미쓰요님의 " 토토 " 도 꾹꾹이 잘 하고 발라당해서 숙면을 취하며,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냥이 중의 개냥이 였던 것이다.

가쿠다님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집사의 세계에 입문한 뒤, 고양이의 세계를 관찰하고, 그의 훌륭함에 감복한 뒤,,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본인만의 수려한 문체로 보여준다.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나는 진심으로 놀라고, 또 감동한다. 물론 토토의 개성도 있겠지만,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착한 생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개도 새도 착하지만, 각각 착함의 종류가 다른 것 같다. 고양이의 다정함은 속이 깊다. 배려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가기 싫은 병원에 다녀와도 불평과 투덜거림 하나 없는 " 토토 " 대한 이야기다. 이건 추측이라기보다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내가 경험한 나의 " 토토" 도 나를 배려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힘든 날이면 옆에 와서 무릎에 앉아서 가르릉 거리고,,, 꾹꾹이 해주고,,,,, 발라당해서 애교 부리고,, 고양이는 뭔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듯 하다.
저자는 주로 " 토토 " 와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묘사하고 설명하며 " 토토 " 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에피소드들 중에는 정말 재미있고 웃기는 부분도 있었지만 같은 집사로써 공감하고 코 끝이 찡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아무리 비싼 장난감을 사줘도 가지고 놀지 않다가 병뚜껑이나 빨대 자른 것 가지고 노는 에피소드,, 우리 토토는 건전지나 아니면 지우개 자른 것을 가지고 놀곤 했다. ㅋㅋㅋ

그러나 저자가 " 걱정병 " 을 토로하는 부분에서는 코 끝이 찡해져 버렸다. 사랑하는 토토를 보면서 걱정이 늘어버렸다고 하는 부분.
나는 앞으로 점점 걱정 병이 도질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 생긴다는 것은 이렇게도 무서운 것이 늘어나는 것이고, 이렇게도 비이성적인 상상력이 단련되는 것이란 걸, 나는 보들보들하고 조그마한 생물에게 날마다 배우고 있었다.
저자는 혹시나 토토가 침대나 테이블에서 떨어질까봐,, 혹시 욕조에 빠질까봐,, 무거운 쇠냄비에 깔릴까봐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괜한 걱정이라고 하겠지만, 혼자 놔두고 일을 하러 가야 하는 저자에게는 당연한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 이제는 저자는 " 토토 "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
미쓰요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 토토 ". 공감이 되는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나도 집사 생활을 해 봤기 때문에 처음 꾹꾹이를 당했을 때의 황홀함 ( 비록 미쓰요님은 저주같은 꾹꾹이라고 표현했지만 ㅋㅋ ) 집사의 행동을 따라하는 고양이를 봤을 때의 신기함 ( 수퍼맨 처럼 팔을 뻗고 자는 나를 따라서 자는 토토를 발견했었다 ) 등등 미쓰요님의 경험이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사가 된 사람에게는 공감의 즐거움을,, 집사가 될 예정인 사람에게는 미리보기의 즐거움을,, 그리고 고양이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편견을 깰 아름다운 고양이의 세계를 선사해 줄 수 있는 책이다. 착하고 어질고 귀여운.. 가쿠다 미쓰요님의 " 토토 " 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