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폴라 데일리 지음, 최필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에 대해서 가끔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혹시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에 치이지는 않을까? 아니면 길을 걷다가 낯선 자에 의해서 납치나 되지는 않을까?
 
다소 둔감한 남자들이 들으면 코웃음을 칠 일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 감성에 의해서 많이 지배당하는 여성의 경우는 그러한 불안이 일상을 잠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쁘고 조용한 마을. 트라우트벡 에서도, 그러한 생각 속에서나 존재해야할 경악스러운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만다.
 
이 글의 주인공이자 주요 화자인 사라라는 여성은 동물보호소의 소장이자,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헌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믿지 못할 사건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절친인 케이트 리버티의 딸인 루신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사라는 그날부터 죄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루신다의 실종에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루신다가 실종되기 전날, 사실 그녀는 사라의 딸인 샐리와 학교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 위해서 사라의 집에 머물기로 되어 있었다. 딸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사라가 마침, 여러 가지 일로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대놓고 사라를 비난하는 케이트 언니인 알렉사를 비롯, 케이트의 주변 인물들의 비난어린 따가운 눈총에 괴로워하는 사라. 그녀는 자신에게 모종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루신다 찾기에 돌입한다.
 
한편 사복경찰인 조앤은 루신다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그녀는 여자가 가진 직감으로 케이트 부부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한다.
 
특히, 실종된 아이를 가진 아버지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영혼 없이 사건에 대처하는 가이 리버티. 그는 아내인 케이트가 절망으로 인한 자살소동을 벌일 때도 그 자리에 함께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비밀스러운 행적을 밝히길 꺼려한다.
    
이것을 이상하다 여긴 사복경찰 조앤은 가이 리버티를 루신다 실종의 유력 용의자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집중 수사에 들어가는데........
 
이 책은 추리 + 스릴러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긴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거기서 벌어지는 온갖 해프닝을, 여자들만 느낄 수 있는 감성 - 자식 교육에 대한 완벽주의, 가정생활과 병행하는 맞벌이의 고통,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 사랑과 우정에 미묘하게 스며든 마찰 ) -을 섞어서 잘 묘사해 주고 있다. 같은 여성으로써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동물보호소 소장이자 어머니 그리고 아내로 쓰리잡을 뛰고 있는 사라는, 항상 생활고에 허덕이고 시간 부족에 치이는 자신에 비해서 부유한 부동산 사업가인 남편을 두고 있는 케이트가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완벽한 어머니 역할을 하는 것을 언제나 부러워하고 대단하다 여긴다.
 
그러나,,, 루신다 실종 사건의 추적을 계기로,,,,,,,, 부유하고 한적한 마을,, 거기에 맞는 고급스러운 사람들,, 등등의 화려하지만 웬지 가식적인 겉모습에 가려졌던 충격적 진실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첫장부터 한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만큼 흡입력이 있는 이 소설. 사라의 고난에 함께 아파하고 케이트의 절망에 공감하며 충실한 사건 해결자인 조앤의 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끝내는 독자가 상상하지 못할 ( 적어도 나는 ),,,,,,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다.
    
 폴라 데일리라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대화와 상황 묘사 등을 적절히 이용하여  스릴감 넘치는 추리범죄를 써낸 가운데 소설 속 캐릭터들을 아주 개성있게 잘 표현해내었다. 딸이 실종된 상태에서도 차분히 리사를 용서하는 케이트의 미친 (?) 완벽주의, 자신들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진 듯 잘난 척 대마왕인 케이트 언니 알렉사, 뛰어난 언변을 갖춘 동시에 세련된 남자이지만 웬지 비밀스러운 가이 리버트,,,,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줌마 리사 - 결코 평범하지는 않다, 엄마는 용감하니까.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듯 한데, 동명의 작품이 프랑스에서 드라마로 곧 제작된다고 하니 이 또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작가 뿐 아니라 역자의 힘도 크게 발휘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번역서를 읽다 보면 이거 좀 어색한데.... 이런 책이 종종 있는데 이 책은 그런게 전혀 없었고 마치 물 흐르는 듯이 읽혀졌다는 점에서 가독성이 매우 뛰어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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