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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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생각의 힘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 (Richard Meier, 1934~)게티 파이어같은 비상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_p.248_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라는 이름에 내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나는 건축을 전공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 미술관 설계였다. 보통 건축이라고 하면 공대생, 공학을 많이 생각 한다. 하지만 이과에 공대생인 것은 맞지만 건축학을 공부하는 것과 건축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건축학은 설계부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떤 학교에는 예술대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만큼 건축은 예술과 공학을 한꺼번에 공부하고 그에 대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설계할 때에도 상당 부분을 고려해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과 복원과학은 굉장히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훌륭한 보존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H가 있어야 한다. Head, Hands, Heart. 머리와 손 그리고 가슴이다. 미술과 과학에 대한 지식과 정교한 손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정직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_p.177_

 

이 책은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III. 미술관의 비밀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명화들에 관한 숨은 이야기는 대부분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에 나와 있다. 미술관 설계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미술관에도 많이 다니고 작품들도 좋아해서 책도 많이 읽고 많이 접해본 나에게 파트 I’은 사실 많이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더 미술품 복원과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추가 되었구나 정도. 하지만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III. 미술관의 비밀은 훨씬 더 재미있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서 재미있던 것도 있었지만 알고 있던 사실들도 과학과 접목이 되는 부분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1. 빛과 작품은 굉장히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조명에 따라서 작품이 많이 달라 보이고 손상이 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여러 가지 조명에 대한 파장의 분석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나니 똑같은 조건의 색만을 사용한다고 해서 복원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요즘에는 LED가 대세다.

 

2. 작품을 과학분석 할 때,

1) 작품 분석을 이유로 작품을 훼손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2) 회선의 보존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 대상으로 결코 실제 작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3)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과학뿐만 아니라 예술적이 부분도 복원과학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인 것이다.)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다른 일을 한다.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 분석은 과학자의 영역으로, 보존 처리는 보존가의 손에, 미술사적 해석은 미술사가에게 전문적으로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여러 분야의 융합이 미술품 보존에서 중요한 이유다.” _p.218_

 

3.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 (Macro X-ray Fluorescence)

처음 그린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경제적인 이유로 비싼 캔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할 때 배경색을 다시 칠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흔하던 시기가 있었다.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을 통해서 그런 작품들을 발견 할 수가 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 되었던 작품도 그렇게 감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구지 발견된 작품을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원래대로 복원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III. 미술관의 비밀

 

1. 게티센터는 미국의 석유 재벌 장 폴 게티 (Jean Paul Getty)가 개인 소장품으로 설립한 미술관이다.

작품이 걸려 있는 벽은 철골 구조의 강화 콘크리트이고 미술관의 각 구역은 조그만 방으로 분리되어 있다. 각 방 사이에는 접이식 벽이 준비되어 있는데, 불이 나더라도 이 벽을 펼치면 다른 방으로는 불이 절대 번지지 않는다. 공기 시스템은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포함되어 있고... 건물의 외벽은 크래버틴이라는 석회암으로 마감되어 있고, 지붕은 파쇄석으로 덮었다.” _p.250-251_

 

불이 났을 때 미술품이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설계다. 불로부터의 보호라기보다는 불을 끄기 위한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의 보호가 더 적절할 표현 일 것 같다. 물은 작품에 치명적이다.

 

2. 벌레들이 있다!

벌레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 맞다, 습도도 일정하고 나무도 있고 종이도 있고 여러 가지 벌레들이 좋아하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 미술관 아니던가.

전시장 정기 소독과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의 가스로 소독하는 훈증과정, 그리고 작품에 충해관리와 친환경 전략등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주었다.

 

3. 액자도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것을 조금만 더 소중히 간직하면 그것은 역사가 된다.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면, 액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작품의 이야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그림을 가두는 틀이 아니라 바깥 세상과 그림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_p.297_

 

나는 예쁘게 생긴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내용도 풍부하다.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미술품 복원과 그에 따른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담겨 있다. 비전문가들이 읽기에 편안하고 구성도 잘 되어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복원을 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술이 되었다면 더 생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파트 I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정통 이과생이었던 이력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과학을 예술과 연결시키는 전문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 할수 있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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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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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The sight of you : 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한스미디어


사랑하는 사람의 더 깊은 행복을 위해서 그를 보내줄 수 있으신가요?


남녀가 사랑을 하면 그 행복은 함께 있을 때 더 크고 깊어진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혹은 그녀를 위해서 이별 한다는 것은 모두가 다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저에게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그렇다고 이별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예지몽을 꾸는 한 남자와 자연을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나름의 고민거리를 가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조엘입니다. 어린 시절 사촌이 다치는 꿈을 꾸고 나서 실제로 그 일이 벌어집니다.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둘 만의 비밀로 붙여지게 되지요. 그 뒤로는 아무에게도 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습니다. 조엘은 주위의 아주 가까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지몽을 꿉니다. 그 꿈을 통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안도를 느끼기도 하지만, 심각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본인의 개입으로 인해서 그 안 좋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저는 먼 곳에 끌리는 것 같아요. 있잖아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그래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그런 곳들이 있죠.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면 인간이 정말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여자의 이름은 캘리입니다. 캘리는 어린 시절부터 식물과 동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까이서 살펴 보기도하고, 공부도 많이 해서 야생 동물들의 서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워터펜은 그 지역의 자연보호 구역입니다. 워터펜은 캘리의 안식처 같은 곳이죠. 에스터와 그레이스와는 초등학교 일학년 첫날 학교에서 만났습니다. 그 이후로는 늘 함께 하던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18개월 전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떠났습니다. 캘리는 당연한 수순인 듯 10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그레이스의 카페를 묵묵히 지켜나가며 자연을 사랑하는 본인의 감정을 숨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조엘은 예지몽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그래서 늘 아침이면 진한 커피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어느 날 늘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아, 낮선 카페에 갔을 때 카운터에 있는 캘리를 보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은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캘리를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아무 관계로 맺지 않는 것이 캘리에게 내가 갖출 수 있는 예의인 것 같다.”


어느 날 처음 본 남자가 카페에 와서 엎드려 잠을 자다가 계산도 하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그 남자에게 어떤 사정이 있을 거라며 자꾸만 두둔해 주고 싶은 캘리입니다. 그 남자는 카페가 문을 닫기 직전에 허겁지겁 돌아와서 사과를 하며 계산을 합니다. 심지어 캘리는 이 남자에게 케이크 한 조각 까지 들려서 보냅니다. 자꾸 시선이 그 남자에게로 향합니다.


이렇게 조엘과 캘리는 만났습니다. 서로의 내면을 숨기면서 카페 매니저와 단골손님으로 매일 만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캘리가 이사를 들어간 집의 일층에 조엘이 살고 있었습니다.


캘리와 조엘은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해줍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많이 웃고 긴장이 풀립니다. 그것이 사랑임을 서로 알고 있습니다. 캘리가 조엘의 1층집으로 다시 이사를 들어오면서 둘은 더없이 행복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조엘은 캘리와 가까워질수록 캘리를 더 많이 사랑할수록 안 좋은일이 캘리에게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내 곁에 있으면 당신에게 미래는 없어요. 가능성도 없고요.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요.

하지만 그 꿈을 안고 사는 한 당신은 행복해질 수 없어요. 당신도 알잖아요.”


캘리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캘리는 조엘이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런 단서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그리고 캘리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의 꿈을 위해서 더 크게 날개를 펼치고 세상으로 나가게 해 주기 위해서 조엘은 캘리를 보내줍니다.


“믿어줘요. 그냥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 책은 프롤로그로 시작을 해서, PART 1,2,3,4, 그리고 에필로그로 마무리가 됩니다.

크게 ‘만남 - 사랑 - 걱정과 고통 - 진정한 사랑의 의미’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모든 장면에서는 책표지의 평화로운 그림과 굉장히 잘 어우러집니다. 가슴이 많이 아프기도 하지만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 또한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은 잔잔한 여운이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과학이니 치료제니 하는 건 다 잊어. 잊고 그냥 네 삶을 살아.

캘리와 함께 그냥 최선을 다해서 살아.”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캘리와 조엘의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캘리와 조엘을 사랑해주는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등 여러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것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내 주위를 둘러보고 내 곁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나도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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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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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다산북스

 

 

 

안 된다? 안 된다고?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지금 자네들한테 필요한 건 기적이야.”

기적. 그게 답이라니까. 불가능한 건 없단 말이야.”

 

 

미짓 (Midget)은 난쟁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미짓이라고 불린다. 아니, 형 셉이 난쟁이라고 부른다. 셉은 열일곱 살이다. 미짓은 열다섯. 어머니는 15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까 미짓이 태어나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형은 어머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던 때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우려와는 달리 형은 아주 성격 좋고 바르게 자랐다. 적어도 아버지를 포함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그들은 눈에 보이는 셉의 모습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짓에게만은 아니었다. 미짓에게 셉은 두려움의 대상, 공포 그 자체였다.

 

 

책의 제목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처럼, 서두에 쓴 따옴표 속의 말들처럼, 이 책에는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짓의 온 몸과 온 마음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기적은 좋게 일어 날 때도 있지만 악하게 일어 날 때도 있다.

 

 

아버지는 미짓을 잘 이해해 주신다. 작은 키에 뒤틀린 얼굴표정과 몸, 그리고 발음을 잘 할 수 없는 목소리까지도 아버지는 미짓의 눈빛을 읽고 남들은 오해하는 미짓의 표정을 읽고 이해해 주신다. 아버지와는 장난도 마음껏 칠 수 있다. 미짓은 아버지가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짓은 여러차례 병원을 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받았지만, 발작은 잦아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미짓밖에는. 어쩌면 셉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발작의 대부분의 원인이 셉이라는 것을.

 

 

아버지와 셉과 미짓은 모두 항해를 사랑하고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셉은 올드레이 요트클럽에서 단연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 미짓은 조선소에 정박해 있는 아직 미완성된 단일형급 요트가 너무 마음에 든다. 매일 그곳에 가서 몇 시간이고 그 요트를 타는 상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아버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온전히 혼자서 운전해야하는 그 요트에서 미짓이 발작이라도 일으킬까봐 걱정이 되어서 안 된다고 늘 말씀하신다. 어느날, 예전과 마찬가지로 조선소에 요트를 구경하러 갔다가 미라클 맨이라고 불리는 조셉 할아버지를 만난다. 조셉은 불가능은 없다고 기적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생하게 상상하고 그리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진다고 미짓에게 이야기 해준다. 조셉은 미짓의 말을 아주 쉽게 잘 알아듣는다. 미짓은 미친사람들은 서로 통하는가 보다고 생각을 한다.

 

 

노인은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여기야. 여기에 너만의 조선소지. 네 기적의 요트를 만드는 곳 말이다. 우선 그림을 그려보는 걸로 시작해. 직접 그림을 그려봐야 해.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그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믿어야 해. 완전히 말이야. 의심하지 말고.” _p.89_

 

조셉은 유언으로 미짓에게 그 작은 요트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미짓은 생생히 꿈꾸었던 요트 운전을 직접 하게 되고, 그 상상이 그대로 직접 이루어지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짓에게는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그 힘은 미짓의 어두움을 이용하고 형에게 복수를 하려는 마음으로 작용한다. 셉은 미짓이 요트를 타면 탈수록 자신을 이기고 요트 운전에 재능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 미짓을 교묘하게 괴롭힌다. 거의 죽음에 가까울 정도의 무력과 협박이다. 어머니의 죽음이 미짓 때문이라고 셉은 생각한다. 셉의 주입으로 인해서 미짓도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죽을 고비에서 겨우 살아온 미짓은 그 증오의 마음을 셉에게 돌리고 형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것임을 직감한다.

 

 

이 책은 표지가 굉장히 희망적이다. 언덕위에서 반짝이는 바다에 떠다니는 요트를 바라보는 소년의 뒷모습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년의 옆모습은 약간은 쓸쓸해 보인다. 소년의 등 뒤로 바위언덕에 핀 노란색, 흰색의 꽃들과 파란 잔디는 미짓의 상상속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다르다고 흘끗흘끗 보지 않는 그런 세상. 한국말 번역의 제목은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이지만 영어 제목은 Midget (난쟁이)이다. 미짓이라는 단어에는 주인공의 겉모습을 칭하는 외적인 부분과 미짓이 실제로 겪어야 하는 난쟁이로의 고통어린 삶이라는 내적인 부분을 다 포함하고 있다. 한글 제목도 영어 제목도 모두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상보다 다소 무거운 내용으로 전개 되어서 마음도 같이 무거워지곤 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생생하게 꿈꾸고 진정으로 믿으면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어쩌면 너무나도 단순한 사실에 대해서도 마음속에 다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기적에 대한 부분. 기적은 선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악으로도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용서. 자기용서와 타인에 대한 용서를 진실하게 아니,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고 있는 소설이다. 미짓의 성장소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나타내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_p.238-239_

 

 

미짓의 기적은 마지막 장면에서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짓이 망치를 드는 그 장면이 굉장히 마음 아팠지만, 그것은 포기가아니라 새로운 삶에 대한 직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있는 선택을 한 미짓이다. 작가가 덧붙이는 이야기에 설명을 하긴 했지만 나는 작가의 결말 보다 다른 쪽으로 상상이 되었다. 그건 희망이었다.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품고 있을 수 있는 미짓이 자신이 얼굴을 확인하고 새로운 삶으로 한 발자국씩 따뜻하게 걸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미짓은 차고에서 가져온 망치를 꺼내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가 선체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내리쳤다. 상갑판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쪼개졌다. 미짓은 망치를 들어 계속 내리쳤다.” _p.272_

 

 

* 참고로,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놀 청소년 문학’ 6번째 책이다. 하지만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읽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토론을 하면 좋을 것 같은 작품이다. 토론 주제들을 많이 찾아 낼 수 있었다.

 

 

#미짓기적을일으켜줘 #미짓 #난쟁이소년 #팀보울러 #김은경 #놀청소년문학 ##다산북스 #다산북스서평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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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손지상 옮김 / 네오픽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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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아오야마 미치코 장편소설

손지상 옮김

네오픽션

검은 엉덩이에 하얀색 별모양의 마크가 있는 고양이!

엉뚱하고 사람처럼 미소를 지어주는 고양이!

나무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갑자기 멈추어 서서

왼쪽 앞발을 들고 발바닥의 핑크 젤리로 나무를 통 하고 치는 고양이!

이 고양이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이 귀여운 고양이가 나온다. 그리고 이 고양이는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골목 안에 있는 신사를 찾은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길로 이끌어 주는 어떠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아-주- 중요한 역할!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자그마한 신사가 하나 나온다.

참배당 앞에 걸린 방울을 땡 하고 울리고, 동전을 새전함에 던져 넣고 절을 두 번, 박수를 두 번, 다시 절을 한 번.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빈다.

참배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커다란 나무가 하나 있다. 다라수 나무. 다라수는 엽서나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다라수 잎을 긁으면 글씨가 새겨지고, 몇십 년이 지나도 남아있고, 우표를 붙이면 발송도 된다는 신기한 잎이다.

여름의 막바지, 이 신사를 찾은 일곱 명의 참배객들이 고양이를 만났다. 그리고 다라수 나뭇잎을 받았다. 그 잎에는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무엇인가가 쓰여 있었는데, 각자의 소원과 각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해 준 단어였다.

실연으로 아파하던 미용사인 미쿠지는 “서향”이라고 쓰여 있는 다라수 잎을 받았다. 서쪽으로 갔을 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말로 모든 불운이 다 다가왔다. 그러면 “서향”의 의미는 무엇일까?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하지 말고 기다리자, 하고 결심했다. 아직 남아있는 가슴속 아픔이 언젠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만큼 훌륭한 무언가로 변할 그때까지.” _p.42_


십대의 딸과 소통에 힘들어 하던 고스케씨는 “티켓”이라고 쓰여 있었다. 딸이 좋아하는 그룹의 콘서트에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티켓”이 그 콘서트 티켓을 의미하는 것일까?


“선생님 마음속에 제대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셨나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또 도와달라고 하는 건 태만한 자세가 아닐까요.” _p.71_


삶의 목표가 없어서 방황하던 신에게는 “포인트”라는 단어가 주어졌다.


“나는 계속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골라야 좋을지, 어떤 결정을 내려야 좋을지. 그렇게 멀리 있는 종착점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다. 그건 목적지가 아니었다. 현재 위치였다.” _p.124_


표현이 서툴러서 결국 아내도 떠나가고 아들과도 멀어지고 지금은 며느리와 손자와 함께 지내고 있는 기노시타 할아버지는 이 신사의 선대 궁사와는 친구였다.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고 오랜만에 찾은 신사에서 “씨뿌리기”를 받는다. 화가 나서 버리려고 했지만 어느새 다라수 잎은 할아버지의 봉지 안에 담겨 집까지 함께 온다.


“기노시타 아저씨께서는 한 가지 착각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미쿠지가 계시한 말씀은 길흉을 나타내는 게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소중한 것을 전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단어입니다.” _p.177_


낯선 동네로 이사를 와서 학교생활에 힘들어 하는 이끼를 좋아하는 소년 가즈야는 “한가운데”라는 다라수 잎을 받았는데, 한가운데라는 장소성은 누구의 시야로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그래. 이끼는 항상 한가운데에 있어. 내 안의 한가운데, 그게 이 세상의 한가운데야.” _p.240_


결혼과 육아로 만화가의 꿈을 포기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지사키의 다라수 잎에는 “스페이스”가 쓰여 있었다. 혼자서 고민하던 지사키가 남편에게 용기를 내어 만화와 관련된 면접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남편은 오히려 응원을 해 주었다.


“자기 스페이스가 좁다고 어떻게 확신하는 거죠? 스스로가 그렇게 정해버린 게 아닐까요? 아무도 좁다고 한 적도 없는데.”


점성술로 인한 유명세로 개인의 삶이 없어진 니코. 어린시절 좋아하던 들고양이 구로베와 닮은 고양이가 나뭇잎을 주었다. 그곳에는 “타마타마” 라고 쓰여 있었다. (가끔,이따금 혹은 우연히 때마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필요할 때 뚜껑을 열고 안에다 털어버리고, 기분이 개운해지면 열쇠로 잠그고 되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 사람이 천상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면 별이 이끄는 힘을 도구 삼아 천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힌트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_p.362_


이들이 받은 다라수 잎은 맨 앞에서 설명한 엉뚱한 고양이가 다라수 나무를 퉁 하고 쳐서 팔랑 하고 떨어진 나뭇잎이다. 고양이가 말씀을 준 것이다. 이 고양이는 신사에서 미쿠지라고 불리운다. 미쿠지는 원래 신사나 절에서 길흉을 점치는 제비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고양이 미쿠지는 다라수가 있는 신사에 불쑥 나타나서 제비뽑기 점처럼 말씀을 나뭇잎에 남기고 간다고 해서 미쿠지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미쿠지가 전해준 말씀을 따라서 이 책의 일곱 명의 인물들의 삶과 대비해서 나의 삶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누구나 삶을 살다보면 힘든 일도 생기고 고민거리도 생긴다. 하지만 어떻게 그 문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나오는 것 같다. 우리도 미쿠지의 말씀에 따라 생각해보고 그것을 따라서 삶을 살아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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